[2021 Environment Reports] Ⅰ 지하수 ②비료 오염 및 해결 방안

[2021 Environment Reports] Ⅰ 지하수 ②비료 오염 및 해결 방안
화학비료 대표적 비점오염원… 지하수 오염 해결 곤란
  • 입력 : 2021. 06.01(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비료판매량 구좌읍·대정읍·서귀포 동 지역·성산읍 지역 순
농경지 10a당 250㎏ 이상 비료 판매 지역은 구좌읍·대정읍
질소 과잉살포 시 수질기준 2.4배 높은 농도 빗물과 유입돼
관행적인 형태 탈피 시비처방 등 포함한 기법 농가 보급 시급

도내 녹차 재배 농가에서는 맛이 좋다는 느낌을 증가시키는 질소비료를 사용하고 있다. 질소는 차맛을 부드럽게 하는 중요한 성분이지만 과잉 시비 시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제주 지하수의 오염원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는 화학비료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화학비료는 대표적인 비점오염원으로 오염원과 오염경로가 불투명해 지하수 오염문제를 쉽게 해결하기가 어렵다.

▶실태=최근 3년간 도내 비료 공급 현황을 보면 일반 화학비료는 2017년 4만3086t에서 2018년 4만4602t, 2019년엔 4만7078t으로 증가했다.

이중 2019년 질소비료와 인산비료 등 단비료 공급량은 1만754t으로 2018년보다 4.2% 증가했고 복합비료(질소·인산·칼륨) 공급량도 3만6324t으로 2018년보다 5.9% 늘었다.

또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복합비료 판매량을 보면 지난 2012년 2만6610t에서 2013년 3만133t, 2016년 3만3254t, 2017년 3만3792t, 2018년 3만4481t으로 증가했다.

지역별 판매량을 보면 제주시 구좌읍 지역이 가장 많았고 이어 대정읍, 서귀포 동지역, 성산읍 지역 순으로 나타났다. 농경지 10a당 250㎏ 이상의 비료를 판매한 지역은 구좌읍과 대정읍 등이다.

이곳은 밭작물과 과수원이 분포해 있으나 주로 밭작물을 재배하는 지역이다.

지난 2019년 제주시 구좌읍 지하수 오염실태를 보면 질산성 질소 평균농도가 2014년 3.0㎎/ℓ에서 2018년엔 4.0㎎/ℓ로 증가했다. 구좌읍 질소비료 판매량도 2015년 37.5㎏/10a에서 2018년엔 43.2㎏/10a로 증가했다. 제주도내 질소농도 연평균 증가율 4.1%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서귀포시 동 지역과 남원읍 지역의 경우 감귤 과수원이 많은 지역인데도 비료 판매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과수원 밀집 지역도 결코 비료 사용량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부터 한림읍·한경면 지역은 비료판매량이 적은 지역으로 나타났는데 이 지역은 가축분뇨 액비나 퇴비를 활용하거나 토질이 비화산 회토지역이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고산 지역을 대상으로 한 실제 작물별 질소성분 시비량 현장조사 결과 콩을 제외하고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 정하고 있는 표준 시비량에 비해 모두 과량으로 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경지에 시비된 비료의 질소성분 중 작물에 흡수되지 못하고 남아 지하수에 유입되는 양도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한 농협 창고에 쌓여있는 비료들.

도내 전문기관에서 고산지역 질소 과잉 살포량 49만7977㎏과 지하수 함양량 2108만8848㎥을 적용해 빗물과 함께 지하수로 유입될 수 있는 질산성질소 농도를 도출한 결과 연간 23.7㎎/ℓ정도의 빗물이 지하수로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하수 먹는물 수질기준의 4.8배이며 농업용 수질기준과 비교하더라도 2.4배 높은 농도이다.

도내 화학비료 사용량 증가추세에 반해 토양개량제(규산질, 패화석) 등 친환경비료 공급량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제주도내 친환경비료 공급량은 2017년 2만4079t에서 2018년 2만3181t, 2019년엔 1만9291t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정부의 보조로 이뤄지고 있는 유기질비료 공급량은 2017년 2만9415t에서 2018년 2만7642t, 2019년 2만6248t으로 감소했고 퇴비 등 부산물비료도 2018년 6만4737t에서 2019년 5만9887t으로 전년대비 7.5%나 감소했다.

옥수수는 다비성 작물로 양분 흡수력이 강하기 때문에 질소와 인산, 가리질 비료를 충분히 줘야 한다.

▶지하수 오염 해결 방안=농업용 비료로 인한 지하수 오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제 필요한 시비량보다 더 많은 양의 비료를 살포하고 있는 관행적인 형태를 탈피할 수 있도록 시비처방 등을 포함한 정밀 살포기법 보급이 필요하다.

농업부분 비료사용 저감의 경우 배출시설과 같이 강제적인 수단이나 입지 등으로 규제하기에는 법적·제도적 그리고 실효성이 낮다. 이에 따라 작물에 필요한 표준 시비량을 준수하도록 하고 이를 관리·감독해야 한다.

관행적인 농업을 막고 정밀농법 등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농법적용을 할 수 있도록 교육 및 홍보, 시스템 구축 등도 절실하다.

특히 제주의 경우 도서지역 특성으로 지역별 데이터 수집이 용이하나 필지별 토지 성분이 파악되지 않기 때문에 GIS 등을 활용해 제주의 시비력·필지별 토질성분을 파악해 보다 체계적으로 비료 사용량과 토질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또 효율적인 비료관리 제도와 지원체계 마련을 위해서는 비료사용에 대한 저투입 농가와 고투입 농가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료 시비를 줄여 토양의 질을 개선한 농가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원 등의 인센티브가 따라야 한다.

아울러 지하수 보존관리기금을 마련해 비료 구입비 절감액에 따른 지원 정책을 고려하고 시범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게 지하수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도내 한 지하수 전문가는 "비료의 주 성분인 질소·인산 등은 장기적으로는 토지를 황폐화시키고 지하수 오염을 가중시킨다"며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44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