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Environment Reports] Ⅰ 지하수 ③질산성 질소 오염·해결 방안

[2021 Environment Reports] Ⅰ 지하수 ③질산성 질소 오염·해결 방안
먹는 물 수질기준 초과 상수도 관정 해마다 증가 추세
  • 입력 : 2021. 06.15(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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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사이 2개 수원지 질산성 질소로 오염 폐쇄 조치
생활오수·축산분뇨·농업비료 사용 증가 등이 원인
수질변화 추세 모니터링 위한 수질측정망 구축 시급

제주의 청정 지하수가 질산성 질소로 오염되고 있다.

질산성 질소는 3개월 미만 영아에게는 치명적이다. 고농도의 질산염으로 오염된 물을 이용해 영아의 이유식을 만들어 먹였을때 섭취 후 위에서 질산염이 아질산염으로 환원되며, 이 아질산염이 흡수돼 혈액과 반응해 산소 운반을 저해하는 메트헤모글로빈(methemoblobin)을 형성해 호흡에 지장을 초래하므로 피부가 청색으로 변하는 청색아(blue babies : 선천성 심장 기형으로 피부가 푸른 빛을 띠는 아기)를 유발한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1945년 이후 2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사망률은 7~8%에 달했다. 정부에 보고 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할 경우 청색아 환자는 더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먹는 물 수질기준에서 질산성 농도는 10㎎/ℓ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자연적인 기원에 인한 질산성 질소의 농도는 2~3㎎/ℓ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제주의 청정 지하수가 질산성 질소에 오염되면서 먹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하는 상수도 관정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오염실태=제주특별자치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1994년부터 1998년까지 도내 상수도 관정 가운데 오염도가 높다고 판단되고 지역 대표성이 있는 118개 관정에 대해 수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10.6%에서 질산성 질소 수질 기준(10㎎/ℓ)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지역 지하수는 검사건수 659건 중 133건이 먹는 물 수질 기준치를 초과했다.

한림읍 지역인 경우 검사건수 43건 중 수질기준 초과는 18건으로 41.9%의 부적합률을 보였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 이곳의 질산성 질소의 농도변화를 분석한 결과 6.1~9.7㎎/ℓ범위로 나타나 몇년 이내 먹는 물 기준치를 초과할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후 한림읍 지역 지하수에 질산성 질소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2019년 1월 제주 서부지역 최대 정수장인 한림읍 옹포수원지가 폐쇄됐다. 질산성 질소 농도가 7~8㎎/ℓ로 다른 지역의 농도(평균 3∼4㎎/ℓ)보다 높게 나타나 더 이상 먹는 물로 공급하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옹포수원지가 먹는 물 수질기준이하로 유지할 수 있도록 오염원 차단 등 수질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으나 수질 회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한림정수장은 서광과 금악정수장의 물을 끌어다가 한림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축산시설이 밀집해 있는 제주시 한림읍지역 전경.

제주연구원이 한림읍 일대의 수자원인 옹포수원지를 포함하고 있는 옹포천 유역 내에 있는 관정들에 대해서 질산성 질소에 의한 오염도를 확인하고 질소 안정동위 원소의 자연존재비를 측정 분석해 오염원을 조사한 결과 질산성 질소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옹포천 유역의 지하수 중 질산성 질소 오염 상태를 조사한 결과 10개의 조사 대상 중 8개의 조사지점의 지하수가 질산성 질소에 의해 오염된 것으로 나왔다.

또 2011년 이후 국가지하수수질망의 수질측정자료에 따르면 대정지역도 먹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한 지하수 관정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정읍 8000여 가구에 식수를 공급해 온 대정읍 서림수원지에서는 1990년대초부터 질산성 질소가 높게 검출됐으며, 이후 수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자 2012년 폐쇄했다. 서림수원지는 현재 농업용수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옹포수원지와 서림수원지 상류에는 대규모 양돈·축산 시설이 들어서 있다. 축산·양돈 폐수가 질산성 농도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축산시설이 밀집해 있는 제주시 한림읍지역 전경.

▶원인=지하수에 질산성 질소의 농도가 증가하고 있는 원인으로 도시화 및 인구 증가로 인한 생활 오수 증가, 축산 분뇨 증가, 농업비료 등을 꼽고 있다.

토양에 시비된 질소비료가 식물에 이용되는 양은 일반적으로 시비된 질소의 50% 이하이고, 8~23%는 토양에 있는 유기물질과 결합돼 복합체를 형성하거나 토양 미생물에 의해 유기성 질소로 존재한다. 이러한 질소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토양 중에서 무기화된다.

또 시비된 질소의 2~18%는 토양반응에 따라 암모니아 형태로 휘산 또는 질소 산화물이나 질소 가스 상으로 대기 중으로 이동한다. 식물 영양학적 측면에서는 손실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으나 강수 시에 다시 토양으로 유입될 수 있는 질소이다. 그러나 시비 질소의 2~8%는 질산성 질소로 산화돼 토양수의 하향 이동시 심토층으로 이동되고 결국 지하수에 도달할 잠재성을 갖게돼 질산성 질소 오염원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도내 농가들의 화학비료 사용량도 늘고 있다. 축산폐수도 지하수의 질산성 질소의 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대책=1990년대 이후 이용가능한 지하수 수질 자료 대부분은 지하수 이용개발에 따른 인허가 관리를 위한 수질측정자료로 수질모니터링의 연속성과 대표성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도내 수질현황과 변화추세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위한 제도화된 수질측정망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하수 수질 오염원에 대한 관리강화 또한 필요하다.

제주도내 지하수 수질 변화 모니터링과 더불어 수질악화 요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오염원에 대한 연관 관계 분석 체계를 갖추는 정책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지하수 질산성 질소의 제도적 관리체계 마련도 시급하다. 합리적인 지하수 자체의 수질관리 기준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오염원 관리와 수질개선을 위한 제도강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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