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택시. 홍보영상 캡처
카카오택시가 앞으로 기사 별점에 따라 멤버십 가입을 승낙하지 않거나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새 약관 적용을 예고하자, 택시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12일 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22일부터 택시기사 대상 유로 멤버십인 '프로 멤버십'에 새 약관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 멤버십은 택시 기사가 월 9만9000원을 내면 여러가지 배차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새 약관에는 승객이 매긴 평점이 회사가 정한 기준보다 낮으면 택시 기사의 멤버십 가입을 승인하지 않거나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카카오택시는 승객이 하차 시 기사 친절도, 차내 청결 등 요소를 평점 5점 만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재는 서비스 관리 참고 용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새 약관이 적용되면 기사의 평가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를 두고 택시업계는 평점을 무기로 '기사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제주도와 택시업계에 따르면 12일 기준 제주지역에서 운행되는 택시는 총 5330대(개인택시 3880대, 회사택시 1450대)로 이중 80%가 넘는 택시가 카카오택시 호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도내 택시호출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카카오의 택시 옥죄기가 더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최근 배달업계에서 문제로 지적되던 '별점 테러'로 인한 여러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20여년간 도내에서 택시를 운행했다는 A씨는 "앞으로는 배차를 잘받기 위해서는 갑질손님, 진상손님도 그냥 참으라는 말이냐"며 "배차를 잘 받으려고 어쩔수 없이 유료멤버십에 가입했는데, 이제는 평점으로 기사들을 관리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B씨는 "이제는 택시 기사들도 친절과 관련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고 또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며 "그러나 한번은 아무 이유없이 평점을 최하점으로 주는 손님도 있었다. 배달업계에서 문제되던 별점 테러가 곧 택시업계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커져 걱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프로 멤버십은 이용자들이 해당 약관을 보고 가입을 결정하는 사항"이라며 "(별점 테러 우려와 관련해) 실질적으로 고객들이 평가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택시 기사님들이 친절하게 고객을 맞이하면 평점테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별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개선방안들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