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주경찰 여성청소년과 '기피부서' 전락

[초점] 제주경찰 여성청소년과 '기피부서' 전락
서부·서귀서 전입 희망자 없어 결원 발생
아동학대·성폭력 사건 다룬다는 '부담감'
"승진우대·수당신설 등 유인책 필요할 때"
  • 입력 : 2021. 08.08(일) 20:21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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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찰청.

제주경찰청.

제주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과'가 신설 8년 만에 기피부서로 전락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아동학대나 성폭력 사건을 다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경찰관들이 지원 자체를 꺼리는 것이다.

 제주도자치경찰위원회는 4일 '제주경찰청 하반기 정기인사 결과 보고' 등을 안건으로 하는 제13회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여성청소년과 기피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났다. 하반기 정기인사 당시 서부·서귀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전출 희망자는 있었지만, 전입 희망자가 없어 결원이 발생한 것이다.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과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성폭력 수사를 위해 2012년 전국적으로 신설됐으며, 이듬해에는 제주경찰청 산하에도 여성청소년과(생활안전과 소속 여성청소년계 격상)가 신설됐다.

 이러한 기피 현상은 사회적으로 관심도가 높은 사건을 다룬다는 '부담감'과 '업무 과중'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제주경찰이 접수한 가정폭력은 3888건, 데이트폭력은 1131건에 달했는데, 이는 전체 폭력 사건(1만6388건)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여기에 사회적으로 관심도가 높은 아동학대나 성폭력 사건까지 처리해야돼 부담감까지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자치경찰위원회는 여성청소년과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승진·심사승진 우대 ▷근평권 우대 ▷향후 보직 우대 ▷별도수당 신설 ▷정현원 보강으로 업무량 분산 등을 통해 선호부서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우정식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 인사팀장(경정)은 "여성청소년과 신설 이후 업무량이 많아 정원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며 "하지만 몇년 전부터 기피부서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정인이 사건'과 '조천읍 중학생 살인사건'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초 제주경찰청은 여성청소년과 산하에 있는 '여성청소년 수사계'를 '여성청소년 범죄 수사지도계', '여성청소년 범죄 수사대'로 확대했다. 인력도 9명에서 수사지도계 4명, 수사대 11명으로 대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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