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출소 이재용 "큰 걱정 끼쳐 죄송"

가석방 출소 이재용 "큰 걱정 끼쳐 죄송"
"저에 대한 비난·우려·기대 잘 알아…열심히 하겠다"
찬반 지지자 몰려 "재벌에 굴복" vs "경제발전 응원"
  • 입력 : 2021. 08.13(금) 12:22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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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가석방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걸어 나온 뒤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가석방 소감을 간략히 밝혔다.

 반도체 대책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이어 정문 한쪽에 대기하고 있던 G80 승용차에 올라 정문을 나선 지 3분여 만에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이 석방된 것은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이날 서울구치소 정문 앞에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규탄하는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석방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9시께 구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은 대한민국 재벌이 법 위에 군림한다는 걸 스스로 인정했다"며 "국정농단의 몸통이고 주범인 이재용을 가석방하고 그 자리에 민주노총 위원장을 넣는 건 민중의 고통과 절규의 목소리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농단 재벌 이재용이 풀려나는 지금 이 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며 "촛불 정부가 재벌 권력 앞에 무릎 꿇고 시민들의 열망을 산산조각 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가석방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제발전 응원합니다', '세계 초일류 기업을 만들어주세요' 등이 적힌 현수막을 걸고 이 부회장의 석방을 환영했다.

 유튜버 50여 명도 구치소 앞에서 각각 개인 방송을 진행하며 이 부회장의 석방 장면을 생중계했다.

 이 부회장이 석방되는 순간에 양측 지지자들 사이에서 함성과 비난이 동시에 쏟아졌고, 서로를 향한 비난도 이어졌지만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2개 중대 2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미연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관련 법에 따라 가석방 기간에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 거주지를 이전하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 여행 시 보호관찰관에 신고해야 한다.

 취업제한 규정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경제계에서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을 해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지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고려한 바 없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다.

 이 부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별도의 재판도 받고 있어 수시로 법정에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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