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축산물은 추석 명절때 수요가 증가하는 대표품목이어서 추석 명절까지는 강세가 예상돼 장바구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돼지고기 소비자가격은 최근 10년동안 역대 최고가 수준까지 치솟아 '서민음식'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도내 돼지고기 소비자가격은 삼겹살 100g(중품 기준)에 2947원으로 2011년 이후 월별 기준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8월 23일 동문시장 소비자가격은 2830원이다. 한달 전(2730원)과 평년(2438원)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018~2020년 8월의 도내 돼지고기 소매가격은 각각 2568원, 2411원, 2695원이었다.
돼지고기 가격 강세는 내국인관광객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는데 비해 도축물량이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제주도에 따르면 8월 1~20일 도내 돼지고기 도축물량은 4만5683마리로, 일평균 도축량은 3266마리다. 작년 8월 한달 도축물량이 6만9000마리로, 하루 3450마리꼴로 도축이 이뤄졌던 것에 비해 물량이 감소한 것이다. 올해 6월과 7월 도축물량도 각각 7만359마리, 6만6449마리로 작년 같은달(6월 7만1468마리, 7월 7만6140마리)보다 줄었다.
제주축협 축산물공판장의 23일 돼지고기 경락가격은 탕박 ㎏당 7402원으로, 전국평균가격(5634원)보다 31.4% 비쌌다. 4월(6215원), 5월(6425원), 6월(7130원), 7월(7241원)에 이어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같은 가격 강세는 올 2분기 기준 도내 돼지 사육두수가 52만7634만리로, 2017년 2분기(55만8597마리)에 견줘 줄어드는 추세와 무관치 않다.
제주도 관계자는 "축산악취 저감을 위해 냄새 저감이 어려운 영세·취약농가를 대상으로 제주도가 폐업지원사업을 벌이면서 사육두수가 감소하고 있고, 지난 겨울 자돈 설사병으로 일부가 폐사한 것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고기도 도축 물량이 작년보다 감소하면서 추석 대목을 앞둬 가격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23일 기준 도내 한 유통의 한우등심(1+) 소비자가격은 100g에 1만2980원이다. 가격이 치솟았던 한달 전(1만5080원)에 비하면 진정세인데, 예년보다 도축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월(1~20일) 제주축협 공판장의 일평균 한우 도축두수는 21마리로 작년 8월(25마리)보다 줄어들었다. 23일에는 추석 명절을 앞둔 수요로 36마리까지 도축이 늘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적은 규모다. 도축 감소로 제주시 소재 한 한우 음식점은 "갈비값 인상과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갈비탕 판매를 잠시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내건 곳도 확인됐다.
제주축협 공판장 관계자는 "작년 한해 공판장에서 한우 5300여마리가 도축됐는데, 올해는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5000마리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