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의 건강&생활] 아이들이 잘 크는 시기는 따로 있다

[진승현의 건강&생활] 아이들이 잘 크는 시기는 따로 있다
  • 입력 : 2021. 09.01(수)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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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키 크는 속도가 더디다며 한의원에 방문하시는데 그 연령대를 보면 사춘기인 경우가 많다. 사춘기 시작 지점에서는 아이들의 몸의 변화를 보고 놀라서 찾아오시고, 사춘기 끝 지점에서는 갑자기 아이의 키가 크지 않는다며 놀라서 찾아오시기도 한다.

공통적인 것은 대부분 사춘기를 아이들의 키를 키워주는 기간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춘기 못지않게 중요한 시기가 영유아기이다. 이 중 키 성장에 중요한 시기는 태어나서 생후 36개월 정도까지이다. 이 시기를 1차 성장 급진기라고 한다. 2차 성장급진기는 바로 사춘기이다. 그래서 사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만 3세까지 잘 크지 않은 아이를 그 이후에 또래 아이들 키를 따라잡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키는 어느 정도는 태어나면서부터 결정이 난다. 유전적인 원인도 중요하지만 엄마의 뱃속에서 얼마나 잘 자라주는지도 중요하다. 가끔 조산을 한 경우 아이의 키 성장 속도가 매우 더딘 경우가 있는데 작게 태어난 아이는 영양 흡수를 잘 못하고 입이 짧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의 호흡기 질환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소화기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

특히 젖병을 떼고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는 만 1~2세부터 만 3세까지가 중요하다. 젖병을 먹는 시기는 그럭저럭 비슷한 영양을 흡수한다고 하더라도 걷고 뛰기 시작하는 시기부터는 아이들의 먹는 양뿐만 아니라 활동양도 많이 차이가 난다. 아이들의 음식을 건강식으로 먹인다는 이유로 아이의 입맛과 맞지 않는 음식을 강요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더 먹이려는 욕심으로 무조건 자극적이고 단 음식 위주로만 제공해도 안 된다. 평소 운동을 시켜주고 자주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 패턴을 만들어줘서 위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아이들의 스트레스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말을 알아듣고 엄마 아빠와의 교감이 상당히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부모와의 관계가 건강하게 형성되지 않으면 키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또 이 시기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는 시기여서 공동체 생활 속에서의 스트레스는 없는지 살펴야 하고 감기에 자주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주 앓는 아이 역시 성장이 더뎌지게 마련이다.

한의원에 오는 아이들 중 엄마 아빠는 큰데 아이들만 유독 작고 마른 경우를 관찰하게 된다. 이런 아이들이 사춘기마저 빨리 진행돼 버리면 더더욱 최종 키가 작을 확률이 높아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이들의 성장은 태어나는 시점부터 노력을 해주어야 한다. '나도 늦게까지 컸는데 우리 애도 나를 닮았을 거야. 괜찮아'라고 생각해왔다면 지금부터라도 아이의 성장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아이들은 의외로 시간을 많이 주지 않는다. <진승현 꽃잎위에선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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