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벌초 방학’ 있었던 특별한 제주 벌초문화

[휴플러스] ‘벌초 방학’ 있었던 특별한 제주 벌초문화
명절보다 중요히 여기고 음력 8월 초하루 임시휴교까지
코로나19 확산세 속 다가오는 벌초철 “방역수칙 준수를”
  • 입력 : 2021. 09.03(금)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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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벌초 모임 인원 가족 4명·모둠 8명 각각 허용
안전사고 주의… 예초기 점검·개인 보호장구 착용 필수


제주의 벌초 기간은 음력 8월 초하루 전후로 이뤄진다. 이 기간 친척들과 길게는 사흘 동안, 많게는 수십기의 묘에 대한 벌초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들어서는 가족묘 등이 생겨나면서 하루에서 이틀 정도로 크게 벌초기간이 줄었다.

제주의 벌초문화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정확히는 알수 없지만, 학계에서는 매장풍습이 시작된 15세기 이후에 생겨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독특한 문화 만큼 제주인에게 벌초는 명절보다 중요한 의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심지어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도내 모든 초·중·고등학교가 음력 8월 1일이 되면 임시 휴교일로 '벌초 방학'을 시행하기도 했다. 2004년 벌초 방학을 시행한 학교는 166개교 가운데 93.2%였고, 2007년에는 178개교 중 60%에 해당하는 106개교가 벌초 방학을 실시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사실상 사라진 방학으로 남았다.

최근 제주지역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불길이 서서히 잡히고 있지만, 제주 전통 '벌초철'과 추석 연휴(9월 19∼22일)를 앞두고 있어 확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벌초 시 코로나19 방역수칙 반드시=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20일까지 한 달 간 '모둠 벌초'를 위한 사적 모임을 최대 8명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공설묘지를 포함해 '가족 벌초'의 경우 기존 사적모임 제한을 그대로 유지해 4명까지만 모임이 가능토록 했다.

그러나 여전히 올해 벌초 시기가 행여 감염병 확산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 민간사회단체들이 벌초기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내 공설묘지 5곳에서 '마음·잠시·나눔 벌초' 현장 캠페인에 나선다. 마음·잠시·나눔 벌초는 '이번 벌초는 멀리서, 마음으로 해 주세요', '이번 벌초는 잠시만, 벌초만 해 주세요', '이번 벌초는 사람도, 기간도 나눠서 해 주세요'란 뜻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서 전 도민의 적극적인 방역 동참을 위해 기획된 캠페인으로 벌초 가능 인원(가족벌초 4명·모둠벌초 8명) 및 방역수칙 집중 홍보가 진행될 예정이다. 캠페인 참가 민간사회단체는 제주도·행정시 주요 민간사회단체인 주민자치위원회와 이·통장협의회, 새마을회,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자유총연맹, 연합청년회 등이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추석 명절을 앞두고 매해 벌초를 하다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벌초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예초기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벌초시기인 8~9월(70.9%)에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102건으로 이중 2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 내역을 살펴보면 예초기 사용 등 기계적 요인이 45건(44.1%)으로 가장 많고 질병 등 신체적 요인 38건(37.3%)이 뒤를 이었다. 성별로 보면 예초기 등 기계를 주로 다루는 남성(90건, 88.2%)의 빈도가 높았다.

소방안전본부는 예초작업 전 반드시 예초기 칼날의 볼트 등의 잠금 상태를 확인하고 안전화·보호복·장갑 등 개인 보호장비를 꼭 착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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