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 추미애 “제주, 세계 평화의 상징적 섬 돼야”

[대선주자 인터뷰] 추미애 “제주, 세계 평화의 상징적 섬 돼야”
[대선 주자 릴레이 인터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 입력 : 2021. 09.06(월)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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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장관은 "국민의 삶과 품격을 높이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대선 출마를 밝혔다. 사진=추미애 전 장관 캠프 제공

"제주 도민의 윤택한 삶, 청정 환경보전 우선돼야”
국민 안식년제 도입하고 토지공개념·지대 개혁 추진
진정한 주민자치제·탄소 중립 시행 특별자치도 구상
제주명예도민 1호… “늘 제주도민과 함께 걸을 것”

한라일보는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선 주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추미애(62) 전 법무부 장관과 5일 서면인터뷰를 통해 대선 출마 배경과 제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추 전 장관은 제주특별자치도의 발전 방향을 두고 "제주 주민의 삶과 환경보전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난개발과 무분별한 개발로 청정 제주를 망치지 않아야 한다.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통해 아름다운 제주를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1문1답.

▶대선 출마 이유는=민주당이 개혁에 주저하고 외면하면서 많은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돌아섰다. 개혁은 지지자들이 다시 모여들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민주당의 후보는 무엇보다 먼저 개혁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그 다음에 중도포용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바로 제가 가장 민주당다운 후보이고, 촛불 개혁을 완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이다. 촛불 개혁에 함께 했던 (당시)제1야당 대표로서 촛불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개혁과제를 완수하고, 선진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국민의 삶과 품격을 높이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 대선 슬로건을 '사람이 높은 세상'으로 정한 배경은=나라만 잘 사는 나라가 아닌 국민도 잘사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이 높은 세상, 사람을 높이는 나라'를 만들자고 출마하게 됐다. 사람이 돈보다, 땅보다, 권력보다, 이념보다 높아야 한다는 뜻이며, 대표적으로 '사람이 높은 경제'는 사람이 소외되지 않는 기술진보와 경제성장으로 양극화, 불평등을 치유하는 성장 담론이 될 것이다.

▶추구하는 대통령상은=정공법의 추미애 대통령이 되고 싶다. 정의롭고, 공정하며, 법치에 입각해 주권자인 국민을 가장 높이는 나라를 만드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 21세기형 선진강국을 목표로 양극화와 불공정을 치유하며 국민의 삶을 품격있게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

▶대표 공약은=모든 국민에게 쉼의 여유를 드리는 국민안식년제 도입과 '사람이 높은 세상(사높세·대선 슬로건)' 수당이다. 국민 누구에게나 생애 3번의 안식년 기회를 드리고, 안식년 1년 동안 매월 수당 100만원, 총 36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취업개시기(만 15~34세), 직업전환기(만 35세~49세), 은퇴준비기(만 50~64세)로 나눠 각 시기마다 국민 누구에게나 쉼과 변화의 시기를 지원하겠다. 개인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스스로 수당 개시일을 설정하고, 안식년을 누릴 수 있다. 이 시기에 근로장려금이나 저소득 구직 촉진 수당 등은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 최근 젠더갈등이 부각되고 있다. 해법은 무엇일까=데이트 폭력, 살인 사건 등 차마 말로 옮기지 못할 안타까운 사건들로 우리 젊은이들의 소중한 삶이 고통 받고 있다. 최근 일부 청년들이 젠더갈등을 넘어 혐오에 매몰되어 상호 비방하고 적대시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 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통해 남성과 여성이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공존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차별금지법이 조속히 제정되어야 하고, 젠더 갈등에 대한 인식 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을 확대하는 등 격차를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가 배제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사회 구성원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는 법제도를 마련할 때 사회적 갈등이 줄어들고 포용적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토지공개념과 지대개혁을 주장하고 있는데, 어떤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지=지대개혁은 부동산 보유세의 실효세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합리적인 공정과세로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사회 배당으로 주권자인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종부세를 국토보유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토지나 부동산으로부터 소외된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명실상부한 주권재민에 입각한 주권자의 대우를 하자는 것이다. 또한 재원이 점차 늘면, 공공주택이나 청년일자리, 공공복지 확충, 보편적 복지 확대 등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당장의 집값 불안을 잡기 위해서 '택지조성원가 연동제'가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 때 감정가 기준으로 바꾸면서 분양가 상승을 불러왔다. 새로 조성되는 3기 신도시는 '택지조성원가 연동제'로 전환하면 30% 이상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보람됐던 일과 아쉬움이 남는 일은=제주와 관련해서는 21년간의 소망이 이뤄질 수 있게 법무부 장관으로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4·3특별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검사의 직권재심을 가능하게 하는 수정법률안을 제시했다. 그 외에도 소외 계층의 권익을 위해 참 많은 일을 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했고, '미성년자 대상 성착취 범죄에 대한 법령체계를 정비하고, 중대 성범죄 예비·음모죄 처벌 규정을 형법에 신설하는 등 성폭력범죄의 처벌을 강화해 강력하게 대처했다.

검찰개혁은 9부 능선까지 왔다. 마지막 수사-기소권 분리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만 남았다. 검찰개혁의 목표는 국민의 존엄을 지키는 형사사법기관으로 검찰을 거듭나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윤석열의 검찰은 검찰의 기득권을 지키는 저항으로 일관했다. 검찰개혁을 제대로 이뤄내야 재벌도 잘못을 하면 벌을 받는 사회, 언론도 가짜뉴스를 만들면 대가를 치르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는 곧 국민의 인권이자 민생 문제이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일선의 젊은 검사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미래의 검찰상을 놓고 토론해보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제주 4·3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4·3의 남은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올 2월 국회에서 제주 4·3특별법 개정안이 통과했을 때 기쁨을 잊지 못한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제주4·3 희생자와 유족에 대해 배·보상 연구용역을 시행하면서 '차등지급 배·보상' 안으로 진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우려가 됐다. 다행히 정부가 철회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지만, 마지막까지 주시해야 한다. 제주4·3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은 금전의 문제가 아니라 한 분 한 분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제주 4·3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올바르게 기억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공권력에 의한 양민 대량학살을 어떻게 역사적으로 치유하고 사회적으로 보듬어 가는지 하나의 교훈이자 전형으로 삼아야 한다. 제주 4·3 희생자와 유족분들의 고통과 비극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끝없이 반성하고 기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평화의 섬’ 제주의 역할에 대해 구상한 것이 있는지=2년 전, 영모원을 방문했었다.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만 영모원은 군·경 희생자와 4·3 희생자를 한 곳에 모셔 같이 위령제를 지내는 곳이다. 저는 이 영묘원이 바로 제주 도민 정신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평화의 섬, 제주의 앞으로 미래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평화의 섬 제주는 단순히 남북관계의 평화를 떠나 동아시아 삼국의 평화, 더 나아가 세계 평화의 상징적인 섬이 되길 희망한다. 다음 남북정상회담 후, 한라산 백록담을 방문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백두산과 한라산을 금강산처럼 부분적으로 개방해 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국제적인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제주도 발전 구상이 있는지=먼저 무늬만 특별자치도가 아닌 진정한 주민자치가 실행되는 특별자치도가 돼야 한다. 제주 주민의 삶과 환경보전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2023년 종료되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도의 연장여부에 대해 주민들 의견을 듣겠다. 그리고 부동산 투자이민제도가 제주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종료하는 방향으로 권고하겠다. 더 이상의 난개발과 무분별한 개발로 청정 제주를 망치지 않게 해야 한다.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통해 아름다운 제주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탄소 중립을 시행하기 위한 세부 정책도 시행하도록 하겠다. 공공분야부터 전기자동차, 전기버스를 도입해 탄소 소비를 줄이는 등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에 지원도 확대하겠다. 제주에 무엇을 건설하겠다, 무슨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제주를 어떻게 보존하고 제주 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말씀 드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환경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이 그 윤택함을 누리는 것이다. 무분별한 개발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제주 제2공항은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는지=먼저 우리가 원하는 미래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충분히 논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제주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향이고 제주민들에게도 더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제 자체가 도민의 뜻을 반영한 것인지, 논의의 과정이 공정했는지, 결정은 민주적으로 이뤄졌는지 등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입도하는 관광객 수에 매몰돼 천혜의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과연 제주 주민들이 삶에 도움이 되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주도민에게 한 말씀=저는 제주명예도민 1호다. 여섯 명의 후보자 중 제주도가 인정하는 제주 출신은 저 추미애 밖에 없다. 늘 제주도민들과 함께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자치도 제주도의 지방분권을 강화하고, 제주도민의 주민자치를 내실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제주도민에게 더 맑고, 윤택한 제주를 돌려드릴 것을 약속한다.

대담=부미현기자

◆ 추미애 전 장관은… 1958년 대구광역시 출생으로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춘천지방법원판사, 광주고등법원 판사 등을 거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를 받고 정치에 입문, 15대 총선 서울 광진 을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1998년 초선 의원이던 시절, 새정치국민회의의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특별위원회'의 부위원장직을 맡았다. 15대에 이어 16·18·19·20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헌정사상 최초의 5선 지역구 여성의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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