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만석의 한라칼럼] MZ 세대가 왔다

[문만석의 한라칼럼] MZ 세대가 왔다
  • 입력 : 2021. 09.28(화)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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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 세대를 통칭하는 용어이다. 이 세대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가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브랜드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하는 반면, 가격보다 취향을 중시하는 '플렉스' 문화와 명품 소비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소통에 능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각 시대에는 그 시대를 살아낸 청년 세대가 있고, 그 청년 세대의 특징과 문화를 표현하는 용어가 있다. 어떠한 청년 세대이건 시대와 불화하지 않은 세대는 없다. 청년은 곧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이고, 기존 문화에 대한 저항이며, 기존의 질서에 대한 거역이다. 현재의 Z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에서 X 세대와 Y 세대를 거쳐 형성됐다. 한때 신세대였던 X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고, 그 자식 세대인 Z 세대가 새로운 세대가 돼 X 세대의 대척점에 선다.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청년 세대는 언제나 난해하다.

청년이 화두가 되는 세상이다. 각종 청년 정책이 쏟아지고 있고, 다가오는 선거의 계절에는 더욱 다양한 구애 방안들이 제시될 것이다. 그러나 그 정책과 방안이 단지 일자리 확충이나 지원금 지급에 국한되지 않았으면 한다. 몇몇 목소리 큰 청년의 의견이 전체 청년 세대의 의견으로 치환되지 않기를 바란다.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제시되는 정책은 단지 기성세대의 헛된 자기 위안일 뿐이고, 소리 지르는 청년은 침묵하는 다수의 청년을 대변하지 못한다. 그동안의 청년 정책이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 한 이유는 지원에만 집중하면서 사람을 보지 못 한 데 있다.

현재의 청년 정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려면 이 시대의 청년을 직시해야 한다. 지원 대상으로서의 청년이 아니라 능동적 주체로서의 청년을 들여다봐야 한다. MZ 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우선하고, 소유보다는 공유를 추구하며, 단순히 물건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사회적 가치를 구매한다. 이 세대는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시하므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고 견디라는 말은 공허한 울림에 불과하다. 이 세대의 소비는 양 극단을 오가는 경향이 있다. 굳이 집을 소유하려는 집착이 없어서 셰어하우스에 거주하기도 하지만, 영끌로 부동산을 구매하기도 한다. 자가용 대신 쏘카 등에 친숙하지만, 고급 자동차로 자신을 포장하기도 한다. 이 극단의 선택은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고, 이 세대의 투자 철학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시대의 청년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 MZ 세대로 표현되는 이 시대의 청년은 어떤 가치관과 정체성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있을까. 수많은 청년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입시와 취업의 좁은 문 앞에서, 누군가는 삶의 방향성 앞에서 휘청거린다. 청년 정책은 그 휘청거리는 걸음을 지탱하게 하고, 기꺼이 눈을 맞추며 침묵하는 목소리를 듣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MZ 세대가 외딴 별에서 온 새로운 인종도 아니고, 그러니 서로 다른 이야기만 하지는 않을 터이니.

<문만석 (사)미래발전전략연구원장·법학박사·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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