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돌풍에 외신도 발 빠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오징어 게임, 전 세계를 사로잡은 지옥 같은 호러쇼"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런 돌풍의 배경을 분석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넷플릭스 9부작 드라마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인기 순위 1위(플릭스 패트롤 기준)를 달리고 있다.
신문은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 미국 순위 1위를 차치한 최초의 한국 프로그램으로, 영국에서도 현재 1위에 올라 있다"면서 "살인이 나오는 디스토피아(어두운 미래상) 장르물 '헝거 게임'이나 '배틀로얄'에 푹 빠진 세대에게 이러한 성공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소설가 다카미 고?의 배틀로얄은 생존을 위해 타인을 죽여야 하는 형식을 차용해 인기를 얻었다. 디스토피아 공상과학소설(SF) 시리즈 헝거 게임도 대형 경기장 내 생존 살임 게임을 소재로 한다.
그러면서도 가디언은 부가 불평등하게 분배된 한국 사회 현실을 드라마 배경으로 둔 점을 차별점으로 꼽았다.
특히 가디언은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작인 '기생충'을 언급하며 두 작품 모두 완전히 분리된 두 계층이 등장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신문은 "작품 속 살인 게임이 끔찍하다고 해도, 끝없는 빚에 시달려온 이들의 상황보다 얼마나 더 나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등장인물의 과거를 다룬 에피소드는 모두가 불운 끝에 빚을 지게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고 평했다.
또, 선별된 등장인물과 '게임쇼'라는 서사적 장치를 작품 내적인 매력으로 꼽았다.
상금을 두고 서로 다른 마음을 품은 사연 있는 인물들이 잔혹한 게임 속에서도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이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 참가자들에 대한 관찰이 이뤄지면서 시청자가 그들의 입장에 몰입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매번 게임이 이뤄질 때마다 참가자 사이에 정치적 기류가 조성된다는 점이 공감대를 산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게임 돌입 직전, 팀을 고를 때 생존 여부와 별개로 마지막까지 선정되지 못해 마지못해 뽑히는 상황 등을 예시로 들었다.
프랑스 BFM 방송도 "넷플릭스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한국 시리즈"가 "비평가들과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며 오징어 게임을 조명했다.
방송은 오징어 게임을 "1970년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게임"이라고 소개하며 전술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은유적으로 완벽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매우 자세하게 쓰였으며, 영화에서 보기 드문 잔인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방송은 아울러 방탄소년단(BTS)부터 영화 기생충, 웹툰까지 한국 문화가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퍼져 인기를 끌었던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국가를 가리지 않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 게임을 소개한 이 기사는 BFM 방송 공식 홈페이지에서 29일 오전 내내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