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귀포예술단 창작 오페라 '이중섭' 제주 첫 공연

[현장]서귀포예술단 창작 오페라 '이중섭' 제주 첫 공연
꿈과 환상 오가며 압축한 생… 예술은 무엇인가를 묻다
서귀포 시절에서 마지막 보낸 병동까지 4막에 걸친 삶과 예술
이중섭 아리아 뒤 '흰 소' 강렬… 공들인 프로그램북 제공 눈길
  • 입력 : 2021. 10.04(월) 15:04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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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 창작 오페라 '이중섭'. 사진=서귀포예술단 제공

1951년 '섶섬이 보이는 풍경'이 그려진 서귀포로 70년 만에 그의 그림이 돌아왔고, 무대 위엔 그의 삶이 다시 살아났다. 지난 1~2일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두 차례 공연된 창작 오페라 '이중섭'(작곡 현석주, 대본·연출 김숙영, 지휘 이동호·최상윤)이다.

오페라 '이중섭'은 서귀포시와 제주도립 서귀포예술단(합창단, 관악단)이 이중섭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2016년 초연한 동명의 오페레타에서 출발했다. 2019년 오페라 버전으로 바꿔 서울에서 첫선을 보였고 이번엔 제주 관객들과 처음 만났다.

지난 5년간 꾸준히 변모해온 이 작품은 서귀포 시절, 미도파 개인전, 마지막을 보낸 병동 등 4막에 걸쳐 현실과 꿈, 환상을 오가는 구조로 이중섭의 삶과 예술을 압축했다. 러닝타임은 인터미션(20분) 포함 2시간이었다. 서귀포 앞바다를 배경으로 돌담과 초가가 어우러진 1막 세트에 입체감이 더해졌고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비롯 '흰 소', '황소', '길 떠나는 가족' 등 이중섭의 그림들이 무대 미술에 녹아들며 볼거리를 안겼다.

첫날 현장에서 본 '이중섭'은 테너 김동원이 열창한 이중섭의 아리아 '지난 옛일 뒤돌아보면'이 끝난 뒤 '흰 소'가 영상으로 등장하는 장면 등 인상적 연출을 보여줬다. 이중섭이 겪는 가난과 외로움, 창작의 고통은 그와 교유했던 예술가의 목소리를 통해 드러나면서 구상, 광림 등 '친구들'의 비중도 높았다. 또한 정호진(광림 역), 전성민(태응 역) 등 서귀포합창단원 7명이 조역 등 배역을 맡아 서귀포관악단의 연주와 더불어 제주산 오페라의 의미를 살렸다. 30여 곡의 아리아와 중창, 합창이 흐르는 동안 핀마이크를 쓰지 않고 비교적 날것 그대로의 성악가 음성을 들을 수 있었던 점도 신선했다.

이 작품엔 "예술은 진실의 힘이 비바람을 이긴 기록"이라는 이중섭의 말을 빌린 노랫말이 나온다. '비바람을 이긴 기록'은 오페라 '이중섭'의 부제로 시대를 뛰어넘어 이중섭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될 수 있는 예술의 힘을 말한다.

사진=서귀포예술단 제공

공연에 앞서 관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된 24쪽의 프로그램북은 서귀포예술단의 노력이 돋보인 자료였다. 출연진은 물론 곡목 소개, 작곡·연출 노트, 무대 디자인, 시놉시스, 대본 등을 실어 오페라 '이중섭'에 가깝게 다가서도록 이끌었다. 공연 중에는 영문을 병기해 무대 양쪽에 모니터로 자막을 띄웠다. 공연 자막은 원어 해설 등 극의 이해를 돕는 한편에 무대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우리말 공연까지 자막을 달면서 배우들의 틀린 가사가 들통나는 일도 있다. 자막 활용도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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