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열 박사의 버섯이야기] (7)알아두면 좋은 식용버섯

[고평열 박사의 버섯이야기] (7)알아두면 좋은 식용버섯
“먹는 버섯인가요?”… 궁금증 풀어드립니다
  • 입력 : 2021. 10.14(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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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며 짐작만으로 버섯을 먹는 것은 언제나 경계해야 하는 일”
성인 팔뚝만 한 크기로 성장하는 ‘다발왕송이’ 식탈 사례있어 주의
자연산 팽이버섯은 갈색 띠고 더 구수한 맛… 마트용은 효소 제거
늦게 타래 지어 나서 이름 붙은 ‘느타리’ 육질 연해 사랑받는 버섯

버섯 표본 채취를 해서 건조시키다 보면 보게 되는 버섯파리 유충(작고 하얀 구더기)이 버섯 속에 얼마나 많은지 알고 나서부터, 나는 야생버섯을 채취해서 먹는 걸 즐기지 않는다. 사실 배고픈 시절이 아니니 굳이 드시지 말라고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버섯에 대한 질문 중 가장 많이 묻는 말은 "먹는 버섯이에요?"이다. 궁금한 건 또 풀어야 하니까, 지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그중 맛있는 버섯을 몇 종 알아보자. 유사한 독버섯을 다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짐작만으로 먹는 것은 언제나 경계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자.

▶자주방망이버섯아재비=제주도에서는 송애기버섯이라고 불렀다. 전국적으로 흔히 먹는 버섯으로 민자주방망이버섯과 더불어 가지버섯이라 불렀다. 목장이나 숲 속 유기물이 풍부한 곳에서 여름과 가을 사이에 나오며, 데쳐낸 후의 색감이 곱고 씹는 맛이 쫄깃해서 맛있는 버섯으로 알려져 있다. 살짝 데치는 게 좋고, 삶은 물은 버리고 무쳐먹거나, 데친 버섯을 샐러드용으로 이용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자주방망이버섯아재비.

다발왕송이.

▶다발왕송이=다발왕송이는 흔한 버섯이 아니다. 열대성버섯으로 알려져 있어서 발생 시 아주 높은 온도를 요구한다. 그래서 하우스 안이나 퇴비를 발효시키는 곳에서 열이 발생할 때, 특히 제주에서만 종종 발견된다. 잘 성장하면 여자 어른의 팔뚝만 한 굵기로 성장하고 다발을 형성하는 특징 때문에 한번 발생하면 수십 킬로그램까지 채취가 가능한 버섯이다. 최근에는 돈내코 인근 야생에서 발견되기도 해 제주도의 날씨가 더워지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기도 하다. 새송이처럼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해 고기와 함께 구워 먹으면 맛있다. 다만 어린 버섯에서 시안성분이 검출괘 식탈이 난 예가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식용 시 주의를 요한다.

팽나무버섯(팽이).

▶팽나무버섯(팽이)=버섯 중에서 겨울 즈음에 나오는 내한성 버섯들은 흔치 않다. 그중 하나가 팽이버섯으로 잘 알려진 팽나무버섯이다. 우리가 마트에서 사 먹는 재배된 팽이는 흰색인데, 자연산 팽나무버섯은 갈색을 띠고 특별히 더 구수한 맛이 난다. 팽이가 처음 나올 때는 흰색에 가까우나 산소와 만나면서 갈색으로 변하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흰색 팽이는 이 갈변하게 하는 효소를 제거시켜서 인위적으로 희게 만들어낸 재배품종이다. 겨울에 곶자왈이나 한라산을 걷다 보면 죽은 나무에 흰 눈을 뒤집어쓰고도 다발 지어 자라고 있는 팽나무버섯을 볼 수 있다. 제주에서는 폭낭초기라고 불렀다.

접시껄껄이그물버섯.

▶접시껄껄이그물버섯=갓의 크기는 10~20㎝, 때때로 25㎝ 이상 자라기도 하는 대형 버섯이다. 자루가 굵고 육질이 단단하며 자실층은 그물 모양이다. 전체적으로 밝은 주황색이라서 쉽게 눈에 띄며 주로 여름철, 덥고 비가 많은 시기에 발생한다. 어린 버섯은 그대로 요리하고 갓이 핀 것은 관공을 제거하고 식용하는 게 좋다. 관공이나 자루 속에 버섯파리 유충이 쉽게 알을 낳기 때문에 잘 살펴야 한다. 그물버섯류는 맛 좋은 버섯들이 많다.

꽃송이.

▶꽃송이=꽃송이는 담갈색으로 물결치는 꽃잎이 다수 모인 것 같은 버섯이다. 덩어리의 지름이 10~30㎝로 하얀 양배추와 닮았고 아름답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살아있는 나무의 뿌리 근처 줄기나 그루터기에 한 뿌리에서 뭉쳐서 발생한다. 재배가 가능하며 베타글루칸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데쳐서 무쳐먹거나 차로 마신다.

흑자색그물버섯.

▶흑자색그물버섯=버섯갓의 지름은 5~10㎝로 반구형에서 둥근 산 모양이 되었다가 차차 편평해진다. 표면은 다소 오돌토돌하나 매끄럽고 습기가 있으면 끈적기가 조금 있다. 살은 두껍고 백색이며 단단하다가 연해진다. 관공은 초기에 백색이나 황색을 거쳐 황갈색으로 된다. 자루도 갓과 같은 색이며 백색의 긴 그물 무늬가 있다.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주로 활엽수림의 땅에 발생한다. 갓이 펼쳐지지 않은 어린 버섯일 때 맛이 있다. 살짝 데쳐 먹거나 고기와 구워 먹으면 식감이 부드럽고 촉촉하다.

느타리.

▶느타리=느타리는 늦게 타래 지어 난다고 해서 느타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발 지어 발생하며 갓은 회색, 회흑색으로 활엽수의 고사목에 뭉쳐서 난다. 주름살은 길게 내린형이고 백색에서 회백색으로 된다. 조직이 부드럽고 육질이 연해 맛이 좋은 버섯으로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

제주에서는 논다리버섯, 고냉이귀버섯이라고도 불렀다.

흰목이.

▶흰목이=봄부터 가을 사이에 활엽수의 죽은 가지에 주로 발생한다. 크기는 3~10㎝, 자실체는 순백색이며 습할 때는 투명한 젤리 같은 젤라틴질이고, 건조하면 오므라들며 단단해진다.

식용이며, 은이라고 해 버섯요리 전문점에서 제공되는 걸 흔히 볼 수 있는 식재료다. 야생에서 만났을 때도 재배되는 버섯 모양과 유사해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주로 전골류에 많이 이용되며 식감이 좋다.

중국의 양귀비는 피부를 촉촉하고 탄력 있게 만들기 위해 흰목이를 즐겨 먹고 화장수로 만들어 사용했다고 한다.

<고평열 자원생물연구센터 대표·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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