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하수도 정수처리 "어쩌다 이 지경까지"

제주 지하수도 정수처리 "어쩌다 이 지경까지"
축산분뇨 등 유입.. 2028년까지 여과공정 도입
사업비 4천억 육박.. 염소소독 수돗물시대 종말
  • 입력 : 2021. 11.28(일) 15:44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지역 지하수 오염으로 인해 정수장 오염물질 정화 및 차단 시설에 약 4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도민혈세가 투입된다.

 2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1961년 12월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에서 지하수 개발이 성공을 거두면서 도전역으로 지하수 굴착사업이 확대됐다. 초기 제주의 지하수는 수질이 양호해 상수원으로 사용할 경우 대부분 염소소독만하고 수돗물로 공급했으나 몇년 전부터는 이러한 공급이 불가능하게 됐다.

 지난 2019년 기준 도내에서는 지하수 및 용천수 등을 수원으로 총 56만3000t/일의 취수시설을 운영중이며, 1일 평균 취수량은 46만5000t이다.

 또 현재 운영중인 도내 정수장은 17개로 이 가운데 9개 정수장은 취수심도 100~300m정도의 심정에서 지하수를 취수하고 있다. 17개 정수장 시설 용량은 1일 34만3500t이다.

 이들 정수장 가운데 조천·구좌·애월·남원· 토평·유수암·금악·서광 ·회수 등 9개 정수장은 한국상수도협회로부터 정수처리기준 적용 배제 인증을 취득하고 여과시설 없이 소독만으로 정수처리한후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하수의 오염으로 인해 심정 지하수에서 분원성대장균 등의 미생물이 검출됨에 따라 도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이들 9개 정수장에 막여과 등 여과공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들 지하수 관정이 축산·양돈분뇨 등으로 오염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비는 총 38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대장균이 검출된 애월정수장은 막여과 시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막여과는 막을 여재로 사용해 물을 통과시켜서 원수중의 불순물질을 분리 제거하고 깨끗한 정수를 얻는 것이다. 담수를 이용한 정수처리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도내 한 지하수전문가는 "용천수와 지표수는 다양한 오염물질에 의한 오염가능성이 있어 완속여과와 급속여과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제는 지하수까지 여과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지하수의 수질을 양호하게 관리했으면 여과시설은 도입하지 않아도 됐다. 도민들이 유발한 지하수 오염이 결국 제주도의 재정부담 가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4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