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편집국 25시] 불량시민

[이상민의 편집국 25시] 불량시민
  • 입력 : 2021. 12.09(목)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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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법규 위반 통지서가 오면 항상 고민에 빠졌다. 벌점을 없애는 대신 범칙금보다 비싼 과태료를 낼까. 싼 범칙금을 내는 대신 벌점을 얻을까. 매번 생각의 공은 얼마의 돈과 얼마의 벌점 사이에서 왔다갔다 할뿐이다. 이런 상황이 부당하다고 여겨진 건 최근이다. 국가가 교통법규 위반자와 흥정한다는 생각이 불쑥 들어서다. 내가 불량시민이라고 해도, 설사 이런 식의 처분이 국가의 효용적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도 나는 선뜻 동의하기 힘들다.

단계적 일상 회복 후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체계가 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 결국 정부는 방역패스 대상을 12세~18세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백신 미접종자는 다시 갈림길에 섰다. 백신을 맞거나 밖에 나가지 말거나. 미접종자들에겐 국가가 백신 접종과 자유 의지 사이에서 흥정한다는 생각까지 들 수 있다. 또 다른 한쪽에선 백신 접종을 끝내 거부하는 건 이기주의라고 공격한다. 그러나 우린 백신 접종을 강요할 순 없다. 안타깝게도 백신 안전성은 100% 보장되지 않았다. 정부가 백신 부작용에 대해 보상한다고 해도 그건 보상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생명을 지키기 위한 각자의 선택이 국가 운영 원리보다 더 아래에 놓일 수도 없다. 백신 확대 정책을 부정하자는 게 아니다. 적어도 백신 미접종자를 적으로 바라봐선 안된다는 얘기다. 백신을 맞은 이들이 모범시민일지언정 그렇지 않다고 해서 불량시민은 아니다. <이상민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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