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의 한라칼럼] 연말 낭비성 교육 예산 집행이 사라지기를 바라며

[김동철의 한라칼럼] 연말 낭비성 교육 예산 집행이 사라지기를 바라며
  • 입력 : 2022. 01.04(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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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코로나로 많은 소상인들과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중에도 국가 세수가 크게 증가해 예측됐던 49조의 금액보다도 19조원 규모의 초과 세수가 생겼다고 한다. 이런 초과 세수로 인해 당초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주도교육청의 예산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방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도교육청에도 예산이 추가 교부가 된 것인데 지난 9월 도의회에서 1조3259억원 규모의 '교육비특별회계 제2최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 받아 최초 예산안에 비해 1500억 규모의 늘어난 추경안을 집행하게 됐다.

당시 도교육청에선 늘어난 추경 예산을 2학기 안전한 등교수업 실현, 교육과 일상의 회복 지원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었다. 추경 내용을 살펴보면 전체적인 큰 흐름에서 꼭 필요한 부분에 세출 예산이 책정된 것으로 보이나 아무래도 기존에 비해 크게 예산이 증액되다보니 예상치 못하게 남는 예산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남는 예산 사용 역시 의미 있는 집행이 필요하다. 이렇게 큰 추경 예산을 집행하게 된 까닭에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의 성실한 세금 납부가 있었기 때문임을 도교육청도 모르진 않을 것이다.

얼마 전 교육청 내 부서로부터 도내 학교에 특정 물품을 구입토록 안내하는 공문이 일선 학교로 내려왔다. 학교에서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예산을 사용 품목까지 지정해서 일괄적으로 내려 보낸 것이다. 각 학교별로 보자면 크지 않은 금액일 수 있으나 이런 소소한 것들이 모여지고, 또 각 교육청 부서별로 이런 예산들이 합쳐진다면 적지 않은 금액일 수 있다. 과거 연말이면 연례행사처럼 멀쩡한 보도블럭을 뜯어내고 교체해 예산 낭비, 세금 낭비를 지적하던 뉴스들을 볼 수 있었는데 도교육청 내에서도 필요한 곳이 아니라 단순히 세금 소진용, 땜질용으로 이렇게 예산을 사용하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도교육청 입장에서야 일괄적으로 예산을 학교로 내려 보내는 것이 가장 편하고 쉬운 방법이겠으나 이런 방식이 학교와 학생,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보이진 않는다. 교육청 내 각 부처 및 산하기관별로 연말에 남는 예산이 발생한 경우 어떻게 사용할지 미리 우선 순위를 정해둔다면 이렇게 급하게 예산을 사용하려고 하거나 낭비성 예산 사용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도교육청 나름대로 올 해 추경예산을 알차게 썼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나 그럼에도 여전히 학교 내에 교육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된 학생들이 있으며 지원을 받고 있더라도 충분치 못한 경우도 있다. 이런 학생들을 위하여 핀셋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도의회와 협의해 진행되었더라면 어땠을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단순히 예산을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학교 교육 속에서 학생들을 더 지원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까?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이기에 어렵게 걷힌 세금이 좀 더 의미 있고 쓰임새 있게 사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동철 제주인화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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