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인근 유채밭에서 관광객들이 유채꽃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에 나서고 있다. 이태윤기자
백신 접종률 증가에 따른 경각심 둔화와 장기간의 연휴로 여행심리가 고조되면서 설 명절 제주는 관광객·귀경객 행렬로 북적였다. 더욱이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제주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주말을 앞두고 설 연휴 이후에도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설날인 지난 1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인근 유채밭 갓길에는 관광객들이 타고 온 차량들이 빼곡하게 주차돼 있고, 관광객들은 유채밭에서 노랗게 핀 유채꽃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에 한창이었다. 산방산 공영주차장에는 빈 주차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용머리, 중문해수욕장 등 도내 주요 관광지에도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최대 6명까지만 가족들이 모일 수 있게 되면서 서귀포시 읍면지역 마을 내에서는 소규모 단위의 가족만 모여 설 차례를 지내는 등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설 다음날인 2일에는 제주국제공항에도 연휴를 보낸 뒤 제주를 떠나려는 관광객, 귀경객들로 붐볐다.
귀경객 이모(38)씨는 "3차 백신 접종까지 맞고 고향인 제주를 찾았는데 오랜만에 가족들의 얼굴을 볼수 있어 좋았다"면서 "인원제한 등의 방역조치로 아쉽게 고향친구들은 만나진 못했지만 다음 명절에는 만나 안부도 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1일 찾은 서귀포시 안덕면 용머리 관광지 주차장에는 빈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관광객 차량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태윤기자
관광객 A씨는 "설 연휴를 맞아 친구와 함께 제주바다를 보며 그동안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다"면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전했다.
2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나흘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총 16만여명(장점)으로, 하루평균 4만여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평균 입도객 수는 지난해 설날과 추석 연휴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곧 주말까지 다가오면서 관광객 행렬은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설 연휴가 시작된 후 제주에서 확진자가 연일 무더기로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에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더욱이 설 연휴에 제주로 집중된 관광 수요에 따른 감염 여파가 잠복기를 거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여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도민들의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
도민 송모(36)씨는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인파가 제주로 몰리면서 걱정"이라며 "이번 설 연휴 기간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