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동네책방 ‘인터뷰’ 제주형 독립출판물 두 권

[이 책] 동네책방 ‘인터뷰’ 제주형 독립출판물 두 권
  • 입력 : 2022. 02.11(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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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전체가 거대한 생태계’ 잊지 말아야

강시영 등 공저 '세계자연유산이 뭐길래…'


등재 과정에서 과제까지
한 곳만 뚫려도 생명 위태


2007년 6월 27일 뉴질랜드 남섬. 이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에 대한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결정했다. 이때까지 우리나라는 불국사, 석굴암, 종묘 등 세계문화유산은 보유했지만 세계자연유산은 한 건도 없었다.

당시 뉴질랜드에서 등재의 순간을 지켜본 강시영 제주환경문화원 원장이 세계자연유산 등재에서 오늘날의 과제까지 담은 단행본을 냈다. 서귀포에 있는 동네책방 (주)인터뷰가 제주형 독립출판물로 내놓은 '세계자연유산이 뭐길래, 볼수록 경이로운 제주'다.

한라일보 선임기자를 지낸 강 원장이 제주도세계유산본부 고정군 박사,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한라일보 사진기자 출신의 강경민 사진가와 공저한 이 책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 발자취, 세계자연유산 숨겨진 이야기,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 탐방 등 여섯 장으로 짜였다. 한라일보 연재물을 토대로 생생한 사진을 더해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꼼꼼히 짚었다.

여기엔 제주 상징인 한라산이 세계자연유산에서 누락될 뻔한 사연이 들었다. 등재 추진 과정에 "한라산의 규모나 지질학적 특성, 경관성에서 세계 타 화산체와 비교하여 독특한 세계유산적 가치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에 제주도와 문화재청은 한라산이 제주도의 정신적 모태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과 함께 생태계의 보전, 특산식물의 다양성, 경관적 측면을 보완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을 벌였다.

강시영 원장은 '책을 내며'에서 "제주는 유산지구뿐만 아니라 섬 전체가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 구멍이 뚫리면 섬의 생명력을 잃게 된다"며 "세계유산이 우리에게 던지는 엄중한 의미를 되새기며 읽혀지길 소망한다"고 했다. 2만원.





꽃, 채소, 곡식 모두 우리를 매혹시킬 자원

김찬수·강경민의 '신이 내린 씨앗, 메밀'


강원도 봉평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1936) 이전에 아득한 옛적부터 전승된 제주무속신화 세경본풀이 속 메밀이 있었다. 신화의 주인공 자청비가 다시 하늘로 올라가 받아온 씨앗이 메밀이다. 추위에 강하고 생육 기간이 짧은 메밀은 농경지가 부족하고 척박한 제주 땅에서 요긴한 작물이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을 지낸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의 글과 강경민 사진가의 사진으로 엮은 제주 메밀 이야기가 있다. 인터뷰 책방이 제주형 독립출판물로 펴낸 '신이 내린 씨앗, 메밀'이다.

김 소장은 제주신화에 나오는 메밀에서 시작해 메밀의 이름, 역사의 메밀, 메밀의 일생, 제주도의 메밀밭, 메밀음식과 축제를 차례로 다뤘다. 국내 최대 메밀 생산지가 제주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메밀의 자원화 방안에 대한 제언을 담았다.

저자는 메밀이 한때 가난과 힘든 노동, 고난의 상징이었지만 다른 곡물에 비해 사람에게 필수적인 아미노산 함량과 분포가 가장 높아 균형 잡힌 영양을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새로운 메밀의 도입도 눈여겨봤다. 유럽, 북미에서 널리 재배하고 있는 두메메밀로 약과 식료품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우수한 식물자원이라고 했다. 중국의 사례를 통해선 한번 심으면 다음 해부터는 거두기만 하는 다년생이 연구 개발된다면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밀은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메밀꽃 축제를 넘어 근래엔 식품의 재료로 조명받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는 꽃과 채소와 곡식 모두를 자원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2만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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