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의 한라시론] 아름다운 노후를 가꾸어 가는 사람들

[김장환의 한라시론] 아름다운 노후를 가꾸어 가는 사람들
  • 입력 : 2022. 04.07(목)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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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생로병사의 굴레를 벗어날 수는 없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몸과 마음의 건강관리를 잘 하는 사람은 노후를 좀 더 아름답게 보낼 수 있다. 필자는 3월 중순 대정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 앞과 추사김정희 유배지, 그리고 산방산 옆 황우치 해변에서 진행됐던 시니어모델 패션·워킹 쇼를 참관할 수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공연자와 사진작가들만 참여했지만 노후를 아름답게 가꿔 가는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동 시니어패션쇼는 서귀포에 소재하는 제주마을문화진흥원의 마을문화대학(학장 고순실)의 주도로 한국국제사진영상교류협회 사진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고, 참여한 시니어모델 20여 명 중에는 남자 2명도 포함됐다. 의상은 1910년대 복장과 근대 해녀복이었는데, 고풍스러움이 함께 했다. "시니어모델은 서귀포지역 주민들로 3개월 단위로 4기 모델을 2021년부터 배출했다"고 고순실 학장은 설명했는데, 필자는 아래와 같은 인상을 받았다.

첫째, 패션쇼 중 모델의 표정 짓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우리는 사진을 찍을 때나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나름대로 표정 짓기를 해보지만 나이 들어도 서툰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러한 점을 교육으로 익힌 것 같았다.

둘째, 우리 모두가 평생 다양한 옷을 입고 산다. 모델들은 과거 스타일의 옷이지만 옷을 자기에게 맞도록 맵시 있게 입는 느낌을 줬다. 시니어라고 옷을 아무렇게나 입는 것 보다 기품 있게 입는 것은 중요하다. 이는 시니어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모델들의 걷는 모습이 일반사람들과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매일 걷고 있지만 우아하게 걸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사람들의 걷는 모습을 살펴보면 각양각색인데, 영상 등을 통해서 본 패션모델들의 걷는 모습은 좀 달라 보였는데, 일반인들도 패션모델들의 걷는 모습을 조금만이라도 배워 두면 좋을 것 같다.

넷째, 패션모델로 참여한 시니어들의 모습이 시종일관 웃음과 환희로 가득했다. 연장자인 강능자 모델은 80대 인데도 불구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것이 분명했다. 특히 모델들이 해녀복을 입었을 때는 꿈 많은 소녀들 같이 여러 포즈를 취하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아름다운 노후, 멋진 인생'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품위 있는 아름다운 노후 생활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시니어모델 패션쇼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 같다. 아울러 새로운 취미활동과 시장형성에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며 건강한 사회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시대에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의식 속에 내재돼 있는 잊혀져가는 향수를 찾아내 도전해 보는 것도 시니어들의 남은 과제일 것이다. <김장환 전 광저우총영사·한국외교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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