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왕벚나무 생물주권 포기한 국립수목원 진상 조사해야"

"산림청, 왕벚나무 생물주권 포기한 국립수목원 진상 조사해야"
제주와미래연구원·제주환경문화원 등 5개 단체 12일 공동 성명
국립수목원 '왕벚나무 유전체 분석' 오류 지적하며 사과 촉구도
산림청 "수목원 보도자료에 일부 오류 확인… 토론회 통해 해결"
  • 입력 : 2022. 04.12(화) 09:55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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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 자생지. 한라일보 DB

[기사 보강 : 4월 1일 오후 2시53분] 국립수목원이 제주 한라산에 자생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인 왕벚나무의 생물주권을 포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이는 것과 관련해 상위기관인 산림청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와미래연구원과 제주환경문화원, 서귀포문화사업회,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생태사진연구회는 12일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촉구했다. 산림청이 2018년 발표한 '세계 최초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 유전체 해독' 보도자료와 연구결과로 왕벚나무 기원 논란이 재차 불거지자 산림청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을 지낸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은 지난 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수목원은 일본 왕벚나무와 제주 왕벚나무는 기원은 물론 종이 다르다고 발표했다"며 "왕벚나무가 일본산이라는 일본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김 소장의 주장에 의견을 같이 하며 "국립수목원은 2018년 연구를 근거로 한라산이 원산지인 '왕벚나무'를 국가표준식물목록 자생식물에서 삭제하고 재배식물로 수정했다"며 "다양한 전문가 의견 수렴과 논의가 없는 일방적인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립수목원은 한라산에서 발견된 235그루의 자생 왕벚나무 중 단 5그루를 분석했고, 이 과정에서 심각한 오류를 저질렀다"며 '일본 왕벚나무'라는 종이 없음에도 이를 자의적으로 인정하고, 정확한 근거 없이 일본 왕벚나무가 인위 교잡종이라고 전제한 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왕벚나무 전문가들은 '제주 한라산에는 다양한 왕벚나무 유전형이 존재하며, 자생하는 왕벚나무는 재배하는 왕벚나무와 일치하는 나무도 있고 다소 이질적인 왕벚나무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며 "한라산은 왕벚나무의 유전 다양성이 풍부하게 갖춰진 유일한 곳으로 국가기관이 부실한 연구 결과를 정책 결정의 근거로 삼은 것은 중대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산림청의 진상조사와 함께 국립수목원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립수목원은 왕벚나무를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자생식물로 즉각 원상 복구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한라산에서 발견된 자생 왕벚나무 분석 대상을 확대해 왕벚나무의 원산지와 유전형 다양성에 대한 종합적 연구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산림청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국립수목원의 보도자료와 논문 내용에 대한 비교 검토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해당 논문은 제주 왕벚나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주안점을 둔 것이어서 그 기원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면서도 "문제가 있다면 논문에는 재배 왕벚이 '일본 왕벚나무'라든가 일본에서 기원했다는 내용이 없는데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 취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재배 왕벚나무를 일본 왕벚나무라고 표현한 부분이 오류라면 오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추가 조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없다"면서도 "그보다 토론회를 열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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