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건설업계가 레미콘 운송업계의 파업으로 레미콘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건설공사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열흘 넘게 이어지는 레미콘 운송업계의 파업이 지속될 경우 건설현장의 공사 지연과 신규수주 중단 등 건설시장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레미콘사업자측과 운송업계에서 조속히 협상에 나서고, 제주도에도 양측의 협상자리 마련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26일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 등에 따르면 도내 레미콘 운반차량(믹스트럭)의 파업으로 레미콘업체가 레미콘 생산을 중단하면서 도내 건설협회 회원사(330여곳)에서 공사중인 55곳의 현장이 멈춰섰다. 서귀포시 대신중 급식실·교실 증축공사, 제주공항 진출입(공항~용문로간) 교통체증해소사업 등의 공공공사에서부터 제주시 외도2동 관광호텔 신축공사와 서귀포시 강정 공동주택신축공사 등이 콘크리트 타설을 못해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도내 건설업체는 550곳이 넘어 실제 공사 중단 현장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내 레미콘 믹스트럭 운전기사들은 지난 13일 전국레미콘운송노조 제주지부를 결성하고 적정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레미콘 차량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최근 "경유값까지 치솟으면서 현재 운송단가로는 운송노동자들의 생활이 어렵다"는 이들의 입장이다.
건설협회는 파업이 더 길어지면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공사기간을 못맞춰 지체보상금 발생, 간접비 증가, 입찰참가 불이익이 우려된다며 레미콘사업자와 믹스트럭 업계의 조속한 협상 타결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로 인한 피해가 레미콘업체와 건설현장에 그치지 않고 시멘트·철근 등 자재공급업체와 내·외장재 업계 등 건설 연관산업 전체에 큰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도내 한 종합건설업체 관계자는 "레미콘 믹스트럭 운전기사 파업으로 도내 건설현장 곳곳이 멈춰서고 있고, 레미콘 공급 재개 시점을 알 수 없어 공기 예측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공공부문의 경우 원자잿값이 일정비율 이상 오르거나 하면 설계변경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민간부문으로, 레미콘 운송업계 파업이 이어질수록 공사중단 현장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