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식물채집에 몰두했던 이방인 사제

[책세상] 식물채집에 몰두했던 이방인 사제
정홍규의 '식물십자군'
  • 입력 : 2022. 05.13(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우리나라 근대 식물학에 영향을 준 선교사들의 식물 채집에 관해 심층적으로 연구해 온 정홍규 신부가 이번에 "전설적인 식물 채집가라는" 프랑스 선교사 포리 신부의 이야기를 다뤘다.

최근 발간된 '식물십자군'(여름언덕 펴냄)은 제주 왕벚나무 표본을 세계에 알린 프랑스 선교사 에밀 타케(한국명 엄택기, 1873~1952) 신부의 삶을 추적한 전작 '에밀 타케의 선물'(다빈치 펴냄, 2019)의 후속편 격이다.

프랑스 파리외방선교회에서 일본에 파견된 포리 신부는 42년간 동아시아 각지를 누비며 식물을 채집하고 6만 점 넘는 표본을 남겼다. 한국에 현대적 의미의 식물학이 태동하기 전 한반도 전역의 식물을 체계적으로 채집한 최초의 인물이다.

저자는 책에서 포리가 1906년 2차·1907년 3차 한반도 채집에서 제주도를 두 번 찾은 이유는 에밀 타케 신부의 식물 채집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주장한다. 저자는 "포리 신부에게 깊은 영향은 받은 타케는 이후 자신감을 가지고 한라산의 식물을 채집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됐다. 포리 신부의 여정을 다루며, 나아가 '식물 선교사 군단'의 활동 배경과 식물 자원의 발견자이자 수탈자라는 한계와 아쉬움을 남겼음에도 100여년 전 포리 신부가 이 땅에서 펼친 활동이 오늘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등에 대해서도 짚는다.

(사)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김찬수 소장은 추천사에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만한 내용이 정리되었다. 특히 식물학 분야에서는 어떤 식물이 어디서 채집되었는지, 누가 어떤 경로로 채집했고 세계화했는지 학문적 성과도 많이 발굴되었다"고 적었다. 다만 한편으로는 "그들은 우리의 자원을 유출한 것인가? 침탈하거나 빼앗은 것인가?… 우리는 왜 우리의 자원을 탐구하지 못하고, 자원화하지 못했을까?" 등의 질문을 남긴다고 했다. 1만8000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17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