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지사 후보 토론회] 경제·환경 등 현안 두고 공방… 상대 공약엔 말꼬리 잡기

[제주도지사 후보 토론회] 경제·환경 등 현안 두고 공방… 상대 공약엔 말꼬리 잡기
한라일보·제민일보·JIBS 공동 주최
  • 입력 : 2022. 05.17(화)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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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송비·환경보전기여금 등 쟁점
상대 공약 이행·실천 놓고 격돌


오 ‘스마트 그린 15분 제주’ 공약에
허향진 “베끼기 공약… 읍면 어려워”

허 ‘4차산업 전진기지 구축’ 공약에
오영훈 “이미 추진 사안… 진단 잘못”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후보들이 16일 JIBS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제주 현안을 둘러싼 견해를 피력했다. 이날 토론에서 후보들은 경제·환경 등 현안에 대한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는 동시에 상대 측 공약에 대한 꼬리잡기 식 지적을 이어가며 설전을 벌였다.



#부동산 정책·1차 산업

토론 첫 번째 순서에선 일자리와 1차산업, 부동산 등 경제활성화 대책이 다뤄졌다.

허향진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정권 교체의 근본적인 원인이 됐다"고 평가하며 "이에 오영훈 후보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수요 억제, 규제 정책 중심으로 가다 보니 부동산 정책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오 후보에게 "주택 공급에 관한 정책 공약을 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

이에대해 오영훈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잘못된 점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다만 부동산으로 인해 과도한 부를 축적하는 시간을 끝내고, 청년들도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원희룡 도정의 7년 과정이 현재 이 상황을 끌고 왔다"며 "아파트 등 주택 공급에 대한 정책 공약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등봉 및 중부 공원 내 아파트 건립에 대한 의견이 오가기도 했다.

허향진 후보는 "오등봉, 중부 공원의 아파트 건립을 찬성하느냐"며 "다른 부분을 떠나서, 일몰제 이전에 아파트 공급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느냐"고 오 후보에게 질의했다.

이에대해 오영훈 후보는 "반대하진 않는다"며 "다만 추진 과정에서 민간특례로 추진됐기 때문에, 일부 업자에게 과도한 특혜가 남겨진 상태에서 설계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지사로 취임한다면 관련 위법 사항 등을 면밀히 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가부채 상승과 농가소득 하락 등 도내 1차 산업 이슈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던 농산물 해상물류비 지원 문제가 언급되며 공방이 오갔다.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

허향진 후보는 "문재인 정부 당시 국회의원이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라며 "도지사가 된다면 윤 대통령과 새 정부와 찰떡궁합이 돼서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후보는 "기획재정부의 반대 때문에 지원이 되지 않았다"며 "제가 사과할 부문제는 아니고, 정치권과 기성세대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



#환경 현안 입장 차 '뚜렷'

환경분야 토론에서는 제2공항과 환경보전기여금제도가 쟁점이 됐다.

제2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해선 지난 여론조사가 '참고용'이냐 '결정용'이냐에 관한 내용을 다시금 문제 삼았다.

허향진 후보는 지난 도민여론조사의 성격이 '참고용'이라며 구속력이 없다고 주장했으며, 오영훈 후보는 조사 자체는 참고용이어도 여론조사 결과 자체는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의견이 갈렸다.

허향진 후보는 "(오영훈 후보가) 제2공항과 관련한 문제를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다"며 "여론조사는 참고용이었다. 오 후보님이 도지사가 되더라도 파악을 잘못하시면 정책이 산으로 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오영훈 후보는 "당시 합의한 대로 따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르지 않아서 지금 현재 상황이 이렇게 온 것"이라며 "당시 합의와 공감대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한 것이고, 여론조사가 법적 효력이 있는지는 차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환경보전기여금과 관련해 오영훈 후보는 "허 후보가 조례 개정을 통해 '입장료'를 부과하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환경보전기여금제도는 법을 고쳐 전 국민에게 조세 부담을 하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으로, 제주도 조례를 통한 입장료 인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허향진 후보는 "법과 조례 개정이 모두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상대 공약 허점 꼬집기

상대 후보가 발표한 정책 공약에 대한 '허점 꼬집기' 식 공방도 토론 중간 이어졌다.

허향진 후보는 오영훈 후보의 '15분 도시'공약에 대해 "베끼기 공약"이라고 평하며, "대도시에서는 가능하지만, 인프라가 낙후된 읍면지역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영훈 후보가 제시한 '스마트 그린 15분 제주' 공약은 집을 중심으로 근거리 내에 의료시설, 학교, 장보기, 산책 등의 서비스가 가능한 생활권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이다.

오영훈 후보는 "프랑스 파리에서 15분 도시, N분 도시라는 개념을 처음 시도했다"며 "이러한 것들을 벤치마킹해서 제주에서도 더 효율적으로 15분 도시 실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구체적으로 설계해 나가고 있다. 읍면지역 도민들도 충분히 공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답했다.

오영훈 후보는 허향진 후보의 '4차산업 전진기지 구축' 공약에 대해 "기존 추진 중인 사안들로, 이걸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현재 상황 진단이 잘못된 것"이라 쏘아붙였다.

앞서 허향진 후보는 제주에 4차산업 전진기지를 구축하겠다며 전기차 충전서비스 특구 조성, 자율주행차 시범도시 등을 만들겠다는 정책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오영훈 후보는 "자율주행차 시범도시, 전기차 충전서비스 특구 등 정책공약 내 세부 사항들이 이미 지정된 데다 확정된 사업"이라며 "기 지정된 사업들에 대해선 철회하는게 맞다"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허향진 후보는 "제주의 미래산업으로서 더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영훈 후보는 또 "중산간순환도로, 버스준공영제 등 각종 개발사업의 진행방향이나 속도와 관련, 원희룡 도정이 추진했던 것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대규모 개발 추진과 관련, 제주연구원장 시절에 투자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마치 '기승전 개발'로 보여진다"고 비판했다.

허향진 후보는 이에대해 "저를 개발론자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난개발을 막기 위해선 이미 계획되거나 지정된 곳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두 후보 모두 '내가 적임자'

후보들은 유권자들에 대한 지지 호소와 함께 자신이 차기 도정의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허향진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운동 당시 제시한 제주 공약이 대부분 국정 과제에 반영됐다"며 "새 정부 출범으로 새 시대가 시작된 만큼, 제주 역시 새 도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련하고 참신한 정치 신인이자, 행정 경험이 있고 관광 전문가로서 제주 발전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제주의 묵은 현안을 시원하게 해결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영훈 후보는 "6·1 지방선거는 새로운 통합과 미래의 시대를 열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제왕적 도지사를 없애고, 제주도민이 행복한 시대를 도민과 함께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제주가 과거 패러다임에 묶여 있을 지, 새 패러다임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지 판단할 시간"이라며 "경험을 통해 제주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다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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