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오영훈, 인물론·4·3보상금·원팀이 승리 뒷받침

[분석] 오영훈, 인물론·4·3보상금·원팀이 승리 뒷받침
민주당 원내대표·이낙연·이재명 비서실장 중량감 키워
4·3유족들 지지 원동력 작용·경선 후보 원팀 적극 지원
대선 패배 등 악재 겹친 민주당에 희망의 불씨 되살려
  • 입력 : 2022. 06.02(목) 09:17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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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가 2일 제주시 노형동 소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화환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지방정부의 수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를 선택했다.

지난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우근민 후보가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신구범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된 이후 20년만에 민주당이 자당 후보를 제주지사로 당선시켰다.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당적을 두었던 우근민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2006년 12월 대법원에서 확정된 범죄전력으로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후보 경선 자격을 박탈하자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이 되긴 했으나 민주당에 당적을 두지 않아 민주당 도지사 당선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제주지사 선거에서 오 후보를 당선으로 이끈 주요 요인중 하나는 '인물론'이 었다.

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낙연 당대표 비서실장, 이재명 전 대선후보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중량감을 키웠다. 사실상 정치신인이나 다름이 없는 제주대학교 총장 출신인 국민의힘 허향진 제주지사 후보가 윤석열 새정부 출범에 따른 '컨벤션 효과'에 기대어 '힘 있는 여당 후보론'을 들고 따라잡기에 나섰으나 막판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진행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제주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개발사업 의혹과 1인당 식사 비용이 7만 5000원에서 16만원인 고급 일식당에서 3년간 1500만원 넘게 사용한 업무 추진비 유용 의혹은 허향진 후보에게 악영향을 주었다. 허 후보의 정치입문을 독려한 장본인이 바로 원희룡 장관이다. 청문회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들은 원 장관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었다. 원 전 제주지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공직사회로 확산됐다.

제주 4·3유족들의 74년의 한을 풀어준 것도 이번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

오 후보는 제주 4·3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기준안을 담은 '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이 법안의 국회 통과를 주도해 제주4·3희생자들이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 74년 동안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처리한 것이다. 이는 제주4·3유족 등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4·3유족들이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를 돕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4·3완전한 해결을 약속했음에도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를 지지· 지원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4·3유족회는 "개인의 자유에 의해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어느 누구도 강제할 수 없다"며 오히려 "이를 방해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지방선거이후 당시 4·3유족회장이던 양윤경씨는 서귀포시장으로 발탁·임명됐다. 원 지사의 대표적인 보은성 인사 중 하나로 평가를 받았다.

오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4·3유족회와의 오랜 앙금을 말끔히 씻어냈다.

민주당 제주지사 경선후보들의 원팀 구성도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데 일조했다.

제주지사 후보 당내 경선과정에서 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선거중립의 의무를 저버리고 오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를 자행했다. 경선후보들끼리는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쳐 경선 이후 원팀 구성이 우려됐다. 그러나 오 후보가 본선 진출자로 확정이 되자 문대림·김태석 경선후보를 비롯해 각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결과에 승복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 선거 승리를 견인했다.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 당선은 지난 3월 대선패배와 당내 성비위 사건 등으로 악재가 겹친 민주당에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윤석열 새정부의 일방통행을 견제할 수 있는 동력을 민주당에 제공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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