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의 편집국 25시] 고등어를 굽다가

[송은범의 편집국 25시] 고등어를 굽다가
  • 입력 : 2022. 08.25(목)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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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왕적 도지사를 끝내고 도민이 기초자치단체장을 선출하도록 하겠다." 오영훈 도지사 출마 기자회견.

이랬던 오영훈 지사가 취임 50일 만에 제왕적 도지사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정무라인을 선거 공신으로 채운 것도 모자라 숱한 논란에 휩싸인 인물들을 기어코 행정시장 자리에 앉힌 것이다. 향후 예정된 임기제 공무원·개방형 직위 공모도 '안봐도 비디오'라는 소리가 나온다.

오랜 정치생활로 그만큼 챙겨줘야 할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제 식구 챙기기에 온 신경을 쏟은 탓에 가장 중요한 도민의 반응은 무시한다는 지적이다.

도민이 먼저 웃고, 그 웃음을 본 도지사가 따라 웃을 때가 제대로된 도정이다. 도민은 화가 났는데, 도지사와 그 측근들만 짓는 웃음은 조롱일 뿐이다.

시인 김수열씨가 제주문예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시 '고등어를 굽다가'가 떠올랐다.

"… 불판에 올려 고등어를 굽는다/… 대책 없는 서툰바치/뒤집을 때마다 몸통 갈라지고/머리통 떨어져나간다/능지처참이다/사람 만나는 일/더도 덜도 말고 생선 굽듯 하라는데/얼마나 많은 사람 망가뜨리면서/나는 여기까지 왔을까/또 얼마나 많은 사람 무너뜨리면서/남은 길 가야 하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 망가뜨리면서/나는 여기까지 왔을까/또 얼마나 많은 사람 무너뜨리면서/남은 길 가야 하는가"라는 반성이 도지사에게도 필요한 때다. <송은범 행정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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