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권성동 5개월만에 원내대표 사퇴

'롤러코스터' 권성동 5개월만에 원내대표 사퇴
"사퇴 늦었다는 비판 겸허히 수용…비대위 전환 등 할일 있었기 때문"
  • 입력 : 2022. 09.08(목) 16:00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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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4월8일 집권여당 첫 원내대표로 선출된지 5개월 만이다. 후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의원총회는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당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다"며 "당은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사퇴의 뜻을 굳힌 지 오래 됐다. 그러나 이제야 뜻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며 "당헌당규 개정과 새로운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이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사퇴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 역시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 국가 정상화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언제나 저의 거취보다 우선이었다. 대선 과정에서 이미 내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비록 원내대표를 사퇴하지만 후임 지도부는 우리 당이 더욱 선명하고 더욱 단호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간절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현재 당의 리더십 위기는 전임 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며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비대위로의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당헌·당규를 확실하게개정했어야 한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당 대표의 징계 상황에서 당헌·당규는 미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론 저는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설치한 절차는 합법이지만 민주적인 정당성에 어긋난다는 해당 결정문의 논증은 사법의 정치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시에 이준석 전 대표의 연이은 가처분 소송은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며 "당헌·당규의 빈 곳을 파고들어 '정치의 사법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제 모든 갈등과 분쟁을 내려놓고 국익과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의 본령에 충실해야 한다"며 "어떤 정치 논리도 '민생' 이란 정치의 제1 책무보다결코 우선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은 압도적 지지를 통해 이재명 당 대표를 선출했다. 대선 기간 터져나왔던 당 대표의 온갖 의혹을 방탄하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고발을 필두로 강력한 대정부, 대여 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탄핵이나 유배와 같은 극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보여주었던 민주당의 몰상식이 더욱 폭력적으로 더욱 빈번하게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권 교체에 담긴 국민 뜻을 섬긴다면 우리는 단합해야만 한다. 우리끼리 다툼에 승자가 있을 수 없고 모두가 패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권 교체의 대의 앞에 분열할 자유는 없다. 국민의 뜨거운 열망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는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다"며 '단결'을 호소했다.

그는 "저는 대선을 거치면서 다른 곳에서 당의 미래를 봤다.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잠적했을 때 젊은 참모와 실무진들은 묵묵히 당을 지켰다"며 "우리 당은 청년세대에게 더 많은 발언권과 기회를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 원내대표는 "앞으로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 보수정당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당내 갈등의 치유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다시 하나가 되어 거듭나자"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질의응답에서 원내대표 재임 기간 가장 아쉬운 점에 대해 "당내 갈등과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고, 지도부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또 "잘한 점은 편향적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론화한 점, 불법을 서슴지 않는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의 문제점을 드러낸 점"이라고 했다.

그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 불리는 데 대해선 "윤핵관 용어 자체는 조롱하기도 하고 분열시키기도 하는 차원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만들어낸 용어인데 그로 인해 윤 대통령을 만들고 당의 정권교체에 앞장섰던 많은 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다"며 "앞으로 그런 표현을 삼가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대통령과의 '내부총질' 문자 공개에 대해서는 "경위야 어떻든 제 부주의로내부 문자가 노출된 점에 대해선 제 잘못이라고 인정한다"면서도 "정치인도 사생활이 있다. 문자를 망원경으로 당겨서 취재하는 것, 의총에서 의원들끼리 귓속말로 하는 얘기까지 증폭시켜서 기사화하는 건 금도를 넘어선 것 아닌가"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지난 대선 때부터 오늘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당분간 좀 쉬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건지 천천히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대통령과 여당 간 가교 역할을 할지에 대해선 "그냥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당의 개혁, 발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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