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의 편집국 25시] 지역화폐 국비 ‘0원’의 기로

[박소정의 편집국 25시] 지역화폐 국비 ‘0원’의 기로
  • 입력 : 2022. 10.06(목) 00: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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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역화폐 국비 지원 0원'. 한달여 전 발표된 정부의 이같은 계획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만한 소재였다. 내년 예산안에 지역화폐지원 예산을 '일부'도 아닌 '전액' 삭감한다니, 정부의 지원이 한시적인 걸 알면서도 그동안 이에 의지해 온 지자체들은 걱정부터 앞섰을 것이다.

그런데 4일 뒤 발표된 또 다른 정부의 계획은 또 다른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바로 대통령실의 영빈관 신축 계획이었다. 위기의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발행하는 지역화폐에 대한 예산 지원은 중단하고, 878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영빈관을 신축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니 비판 여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부가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내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어 지역화폐 지원 예산 부활을 기대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가 단호한 입장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정부 지원 없이 기존 할인율을 유지하려면 재정 부담이 크다는 게 지자체들의 입장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는 추경을 확보해 다시 살아난 지역화폐 탐나는전의 5~10% 할인 혜택을 유지해가는 모습이다. 지금의 할인 혜택을 이어가려면 매년 3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 만큼 자구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타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지역화폐가 존폐 기로에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제주의 지역화폐는 이같은 상황에 놓이지 않기를. <박소정 경제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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