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의 월요논단] 제주돌문화공원의 미래, 도지사와 박물관인들 나서야

[김영호의 월요논단] 제주돌문화공원의 미래, 도지사와 박물관인들 나서야
  • 입력 : 2022. 10.17(월)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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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대표하는 문화 자산이자 제주의 신화와 돌문화를 담아내고 제주의 생태와 환경을 견인할 미래 유산으로 주목받는 제주돌문화공원이 흔들리고 있다. 20년 사업의 완성을 앞둔 시점에서 마무리 작업과 운영 방식을 두고 도내의 많은 단체와 기관들이 저마다 의견들을 내놓고 있는 모양이다. 현재 관리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공원관리사업소도 계속되는 민원과 언론 보도에 시달리고 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했다. 이 모든 시시비비는 제주를 아끼는 사람들이 돌문화공원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했다. 도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객관적 장치가 필요하다. 제주 박물관인들이 나서 중지를 모을 때가 됐다.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의 대표적인 생태박물관으로서 뮤지올로지의 대상이다. 빼어난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조성된 공원은 제주의 전설, 신화, 지질, 생태, 역사, 오름을 하나로 품은 '세계적 명품 자연박물관'의 조건을 넉넉히 갖추고 있다. 돌과 바람에 대응하며 형성된 제주인들의 삶과 문화가 오롯이 보존된 장소다. 그래서 이곳을 들린 도내외 방문객들은 자신들의 전공이나 취향과도 무관하게 한결같은 감동과 찬탄의 언사를 쏟아낸다. 공원 내에는 설문대할망전시관, 제주돌박물관, 오백장군갤러리 등의 건축물이 들어서 있다. 여기다가 생태의 보고인 곶자왈 지대와 갈대밭 그리고 오름을 낀 자연을 합하면 그야말로 21세기의 에코뮤지엄으로 손색이 없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는 지난 8월 프라하에서 가진 37차 총회에서 박물관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채택하고 공포했다. 공식 한글 번역본은 후에 나오겠으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박물관은 유형 및 무형 유산을 연구, 수집, 보존, 해석 및 전시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비영리 영구 기관이다. 대중에게 개방되고 접근 가능하고 포괄적인 박물관은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촉진한다. 박물관은 교육, 즐거움, 성찰 및 지식 공유를 위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윤리적으로, 전문적으로 그리고 지역 사회의 참여로 운영하고 의사소통한다." 130여개국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새 정의는 우리나라의 박물관 정책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그 정책의 요지는 '박물관은 비영리 영구기관으로 대중에게 개방되며 지역사회의 참여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 자산으로서 제주돌문화공원 사업은 제주의 미래를 견인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제주도 문화정책의 역량과 제주도민의 슬기를 보여주는 사례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정을 책임지는 도지사의 의지가 실험대에 올랐고, 제주 박물관인들을 통해 학술적으로 논의하고 여론을 수렵하는 절차가 남았다고 본다. 미완의 제주돌문화공원 사업에 화룡점정을 찍어야 할 때다. <김영호 중앙대교수·한국박물관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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