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관광화된 세계에서 찾는 여행의 의미

[책세상] 관광화된 세계에서 찾는 여행의 의미
김종엽의 '타오르는 시간:여행자의 인문학'
  • 입력 : 2022. 10.28(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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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여행, 삶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의 편린

'관광객은 언제 여행자가 되는가?'

'타오르는 시간:여행자의 인문학'(창비 펴냄)에서 저자인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관광화된 세계에서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구하고자 한다. 관광화된 세계에서 자유로운 여행자라는 자의식은 허위의식으로 전락하기 쉽다고 경고하며 어떻게 관광(일상)이 진정한 의미의 여행(삶)이 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그래서 이 책의 목표는 관광/여행의 문화적 이분법을 넘어 관광이라는 일상화된 형식에서 여행의 의미를 구제하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학과 철학, 모빌리티의 발전사 등 다방면의 인문학적 지식을 교배하며 우리의 떠남과 이동, 머무름에 대한 사유를 전개한다.

이 책은 저자가 앞으로 집필하게 될 스페인-모로코 여행기를 위한 예비적 작업이기도 하다.

크게 7장으로 구성된 책은 여행을 갈구하는 첫 순간부터 목적지를 정하고, 비행기를 타고, 드디어 숙소에 이르는 순간까지, 여행의 모든 과정을 미분해 새로운 의미를 쌓아간다. 차근차근 책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가 짜놓은 '한국에서 스페인으로 향하는 여행기'라는 서사적 맥락 속에서 여행과 얽힌 인문학적 사유의 편린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삶의 시간을 중단하고 '그곳'을 향해 떠나는 관광객/여행자의 정체성을 고찰하고, 관광객의 '봄(觀)'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어떤 대상을 보아야 할 지 제안한다. 또 학문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관광/여행의 동기와 여행의 장소들, 그리고 그것의 사회문화적 조건과 공항, 비행기, 숙소 등 근대적 모빌리티 상황에 대해 폭넓게 사유한다.

출판사는 "이 책은 '경험의 빈곤화'에 급제동을 거는 행위이자 권태로운 일상을 불사르는 '타오르는 시간'으로서 '여행'의 가능성에 주목한다"며 "저자는 관광 대상을 스스로 보고, 그 보았음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성찰할 때 여행자가 비로소 자신의 삶에서 주권적 능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고 평한다.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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