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최근의 고금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는데 늘어나는 이자가 아찔할 정도다. 변동금리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거의 6%에 근접했는데, 앞으로 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얼마나 오를지 겁날 정도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4일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대출자들이 늘어나는 이자 부담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사상 최저수준(0.50%)이던 기준금리가 1년 4개월만에 3.25%로 2.75%p 오른 터라 현재의 고금리를 경험해보지 못했던 젊은층들이 체감하는 이자 부담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 기준금리 3.25%는 2011년 6월(3.25%) 이후 11년 5개월만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5%대 초반에서 상단은 7%대 초반까지 뛰었다. 신용대출금리 상단 역시 7%대 중반으로 8%에 가까워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10월 중 취급된 주담대(10년 이상, 원리금 분할상환)의 평균금리(4.82~5.71%)와 신용대출 평균금리(6.31~6.63%)와 비교해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한 시중은행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2억원의 주택담보대출(20년 분할 원리금 균등상환방식)을 받은 경우 대출금리 2.8%에서는 월 상환액이 109만원에서 5%에는 132만원, 6%에서는 143만원, 7%에서는 155만원으로 늘어난다. 통계청이 밝힌 올해 2분기 기준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1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32%가 대출금 상환에 쓰이는 셈이다. 특히 올해 6월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광역자치단체별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현황'(주소지 기준)에 따르면 제주지역 근로자 1인당 평균소득은 3270만원으로 전국평균(3830만원)보다 14.6% 낮은 수준으로 전국 최저를 기록해 도내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산용대출 금리도 빠르게 오르긴 마찬가지다. 40대 직장인 고모씨는 5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는데, 며칠 전 12월부터 금리가 6.13%로 인상 조정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2021년 6월만 해도 2.19%였던 고씨의 대출금리는 올해 6월 3.92%에서 12월엔 6%대로 오른 것이다.
문제는 내년 초에도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8월 말 기준 도내 가계대출 잔액은 17조38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이 5조5035억원으로 4.9% 늘었고, 기타가계대출은 11조5352억원으로 5.8% 감소했다. 기업대출잔액은 18조1942억원으로 13.8% 증가했다.
도내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기타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저금리로 대출받았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대출부터 갚으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