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골든보이' 이강인 1분이면 충분했다

[월드컵] '골든보이' 이강인 1분이면 충분했다
0-2로 뒤지던 후반 투입 1분 만에 '택배 크로스'로 추격골 어시스트
  • 입력 : 2022. 11.29(화) 00:12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한국 이강인이 슛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1분이면 충분했다. '골든보이' 이강인(21·마요르카)이 벤투호를 참패에서 구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8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3으로 아깝게 졌다.

벤투호는 우루과이전과 마찬가지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차근차근히 득점 기회를 만들어나갔다.

초반에 벤투표 축구는 제대로 먹히는 듯했다.

가나 진영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지속해서 득점 기회를 모색했다.

한국은 전반전 슈팅 수에서 가나에 5-2로 앞섰는데 그중 4개의 슈팅이 전반 초반에 나왔다.

하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축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지 못하면 언젠가 역류를 맞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상대를 압도하고도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지 못하다가 흐름을 내주고 결국 패배한 사례가 유난히 많다.

독일이 일본에, 일본이 코스타리카에,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그렇게 졌다.

결국 먼저 실점한 쪽은 한국이었다.

전반 2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에게 실점했고, 전반 34분에는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에게 헤더 골을 내줬다.

벼랑 끝에 몰리자 벤투 감독은 후반 13분 권창훈(김천 상무)을 빼고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게 흐름을 바꿨다.

전반전 벤투호에는 상대 위험지역에서의 정확한 패스가 부족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올 시즌 2골 3도움을 올린 이강인은 1분 만에 '택배 크로스'를 넘겨 조규성(전북)의 헤더 득점을 도왔다.

이강인이 왼쪽에서 왼발로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 머리로 받아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강인은 이후에도 가나 진영에서 활개 치며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강인 덕에 흐름을 탄 벤투호는 후반 16분 김진수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의 추가 골이 터지면서 2-2로 균형을 맞췄다.

벤투호는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후반 23분 쿠두스에게 실점해 결국 패배했다.

하지만 이강인의 '황금 왼발'만큼은 매우 밝게 빛났다.

이강인의 침투 패스는 상대가 예측하기 힘들었고, 로빙 패스는 질주하는 공격수의 머리나 발 위에 정확하게 얹혔다.

이강인이 코너킥을 차러 갈 때 관중석을 향해 응원을 요청하면, 팬들은 '구세주'라도 나타난 것처럼 두 팔 벌려 환호했다.

이강인은 2019년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에 앞장서며 한국 축구 사상 최고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벤투 감독으로부터는 철저히 외면받았다.

지난해 3월 한일전(한국 0-3 패)에서 A대표팀 데뷔전을 치렀으나 이후 한동안 선발되지 못했다.

올해 9월 A매치 때 오랜만에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는데도 1분도 뛰지 못했다.

그러나 26명의 최종 명단에 극적으로 이름을 올려 월드컵 무대에 서게 됐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 2경기 연속으로 이강인을 교체 투입했다.

이제 1무 1패로 탈락 위기에 놓인 한국은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벤투가 이강인을 포르투갈전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90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