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021년 6월에 미식품의약국(FDA)의 신속 승인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핵심적인 병리에 초점을 둔 첫 치료제인 ‘아두카누맙’이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후속 연구에서 유효성 논란과 안전성 이슈로 인해서 실망스럽게 결국 실패한 치료제라는 오명을 안고 1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 약물의 암흑기 속에서 반가운 소식들이 전해졌다.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치료제들의 긍정적인 임상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어 알츠하이머병의 정복까지는 아니지만 근본적인 치료에 한걸음 더 다가선 느낌이다.
임상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2022년 11월 29일 발표된 결과에 의하면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카네맙(Lecanemab)’의 치료 효과는 인지 기능 측면과 뇌영상 소견상 매우 긍정적이다.
레카네맙 역시 항베타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로서 이번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레카네맙의 투약군은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보다 인지 감퇴 능력 악화가 약 27% 정도 억제됐다. 또한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서 조사한 뇌내 아밀로이드 수치도 위약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다만 부작용으로 뇌부종(2.8%), 뇌출혈(0.7%) 및 두통이 발견됐는데 이전 치료 약물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이 약을 개발한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올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허가신청을 했고 2023년 1월 6일에 심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현재 관심을 모으고 있는 또 다른 치료제는 릴리의 항베타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인 ‘도나네맙(donanemab)’이다. 올 10월 말에 도나네맙과 아두카누맙의 비교임상결과가 발표됐는데, 도나네맙은 아두카누맙보다 우월하게 뇌내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제거했고,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의 부작용 발생 비율은 아두카누맙과 비슷했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신약 허가신청을 했고 오는 2023년 2월경에 심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운이 좋다면 우리는 내년 초에 알츠하이머병의 핵심적인 병리를 치료하는 2개의 치료제를 갖게 될 것이다.
더디지만 분명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은 지속되고 있고 조금씩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아직 치매 완치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현 단계에서는 치매 예방 노력은 지속돼야 하고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본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는 올 11월에 제주 시민복지타운 광장에 걷기와 다양한 뇌 자극 활동을 위한 ‘기억 산책길’을 새로 조성했다. 이번 주말에는 ‘기억 산책길’을 걸으면서 한번 치매 예방 활동을 체험해 보길 권유 드린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