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선도농업 현장을 가다] (5)호라산밀생산자협의회

[서귀포 선도농업 현장을 가다] (5)호라산밀생산자협의회
"제주, 기능성 호라산밀 주요 생산지로 키우겠다" 당찬 포부
  • 입력 : 2022. 12.14(수)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 12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소재 호라산밀을 파종한 밭에서 만난 호라산밀생산자협의회 홍성봉 총무, 박태관 회장, 안홍범 안덕농협 이사(왼쪽부터). 11월 파종한 호라산밀의 새싹이 파릇하게 올라와 내년 첫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백금탁기자

[한라일보] 과잉생산 월동채소 대체작물로 기능성 호라산밀이 제주 땅에 뿌리를 내렸다. 서귀포시 안덕·대정지역 농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호라산밀생산자협의회가 지난 11월, 145㏊ 규모의 농지에 종자를 파종하고 내년 5~6월 첫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콩·메밀 이어 이모작 가능… 내년 첫 수확 고소득 기대
서귀포시 과잉생산 월동채소 대체작물 육성 지원 한몫


12일 안덕면 동광리 소재 호라산밀을 파종한 밭에서 박태관 회장과 홍성봉 총무, 회원인 안홍범 안덕농협 이사를 만났다. 현장은 파릇하게 겨울바람을 뚫고 올라온 새싹들이 15~20㎝가량으로 자라나 들녘을 초록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이들은 호라산밀의 기능성은 물론 제주 토지에 적합한 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특히 대부분 농지가 400~600m의 중산간에 위치하면서 월동무 등 월동채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렘이 묻어났다.

"지난해 제주시지역 농가 2곳에서 실증재배를 했는데, 단백질 함량과 셀레늄이 풍부한 기능성 호라산밀이 월동채소를 대체할 수 있을 지와 농가소득을 얼마큼 올릴 수 있을 지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호라산밀생산자협의회는 통밀 형태로 40㎏ 기준, 7만원에 해당 업체와 전량 계약재배를 체결하며 판로문제는 해결한 상태다. 이는 현재 제주에서 생산하는 맥주보리의 수매가격 5만1000원(보조금 1만2000원 포함)에 견줘 1만9000원(37.2%) 높다. 여기에 생산량도 호라산밀이 맥주보리에 비해 120%정도로 예상되며 농가소득면에서 호라산밀의 경쟁력은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라산밀의 대단위 재배는 서귀포시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시는 생산자 단체와 수매업체 간의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 유통 판매를 추진하는데 가교 역할을 했다. 또한 안정적 재배를 할 수 있도록 올해 종자 구입비와 농약 드론 방제비 등 ㏊당 100만원을 지원했다.

호라산밀 재배의 가장 큰 특징은 파종을 한 이후에는 잡초를 제거하는 일손만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11월 중순에 파종해 다음해 5~6월에 수확할 수 있어 콩, 메밀 등 여름작물에 이어 이모작이 가능하다. 특히 겨울철 집중되는 양배추, 무, 당근, 브로콜리 등 월동채소를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 작물에 견줘서도 냉해에 강하고 소득 보전이 기대된다. 호라산밀은 셀레늄이 풍부해 각종 암 질환 예방에 좋고, 식이섬유 함유율이 높아 혈중 당 수치를 낮춰줄 수 있는 기능성 작물이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호라산밀생산자협의회는 또다른 도전에 나선다는 각오다.

박태관 회장은 "호라산밀은 잡곡, 빵, 과자 등의 제품으로 앞으로 6차산업과 연계해 활용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농가의 고소득 작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밀 수입을 줄이고 수매 보조금 및 경관직불금 등의 정책적 지원을 토대로 제주가 호라산밀의 주요 생산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제주의 여름이 다른 지역에 비해 늦기 때문에 호라산밀 알맹이가 잘 영글 수 있다는 강점도 충분하다는 견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03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