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김병심 시인이 최근 6편의 단편을 모아 첫 소설집 '제주 비바리'를 펴냈다.
"나에게는 글을 쓰게 만든 섬이 있었다"라는 한 줄의 작가의 말처럼, 저자에게 섬은 창작의 원천이자 존재의 집이며 현실과 작품 모두에 있어서 중심이 되는 곳이다.
표제작인 '제주 비바리'는 '제주체'라는 제주 여성을 주인공으로 해 한 화가와의 만남과 헤어짐, 그 이후를 그린다.
'시절 인연'과 '푸른 새벽을 지나온 햇살'에서는 강인하고 독립적인 제주 여신 신화를 끌어오면서 부침 많은 이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제사를 뜻하는 '식게'라는 소설은 제주의 한 집안을 현실적으로 그린 제주식 우화라 할 수 있다.
출판사는 "소설집 전반에 걸친 섬에 대한 감각은 제주의 전통적인 정서나 공간으로서의 영역을 벗어나, 보다 근원적인 세계로서의 섬에 가깝다"며 "경계를 지을 수 없는 부유하는 공간이자 닫혀 있기도 하고 사방으로 열려 있기도 한 섬은, 작품 속에서 지리멸렬한 현실이 되기도 하고 신화의 한 토막처럼 환상적인 곳이 되기도 한다"고 소개한다. 한그루.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