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한진오 작가는 제주도의 굿과 신화를 바탕으로 희곡을 쓰는 등 전방위적인 예술활동을 벌이는 제주토박이다. 그가 이번엔 제주섬의 창조주 설문대할망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여정을 신작 신화에세이 '섬이 된 할망'에 담았다.
책 머리말에서 "제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 섬의 창조주 설문대할망을 만나기로 작심했다. 설문대의 전설과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샅샅이 뒤지다 보면 여신을 만날 수 있겠다. 그때가 되면 내가 이 섬에 태어난 이유는 물론 내 영혼의 정체에 대해서도 답해주시리라 믿었다"고 말하듯 저자는 그 자신이 하나의 '물음표'가 되어 설문대가 이 섬에 남긴 행적을 하나하나 따라가며 그 의미를 되짚는다. 열여덟 꼭지에 이르는 여정은 '설문대루트'를 짚어가는 물음표의 순례기라 할 수 있다.
등경돌, 두럭산, 솥덕바위, 엉장메코지, 범섬, 용연, 물장오리 등 할망의 자취를 더듬으며 순력한 제주섬에서 물음표가 목도하는 것은 '제주다움'이 사라져가는 섬의 오늘. 출판사는 "결국 저자가 기다리는 설문대할망의 귀환은 제주다움을 찾은 제주섬"이라며 "지난한 순례 속에 담긴 간절한 염원이 한 편의 '아름다운 굿'처럼 펼쳐진다"고 소개한다. 한그루. 1만5000원. 오은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