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중국 직항 하늘길이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침체된 제주 사회에 유커들로 인한 경제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사뭇 뉴스거리다. 또한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대한 찬반의 논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사회의 고민도 함께 동반되고 있다.
제주인에게 입출항은 1958년 정부에 의해 정식 공항으로 개항하기 전까지 뱃길이 전부이다시피 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강진에서 제주까지 최소 10시간 이상이 걸렸다. 이 정도의 시간에 제주로 도착하는 것은 좋은 바람을 만나야만 가능했던 일이며 일 년에 몇 번 없는 기회이다. 보통 육지에서 제주에 들어갈 때나 나올 때는 이틀 정도를 잡는 게 상식이었다. 이때 행인들은 제주와 강진의 중간 지점에 있는 완도 보길도나 추자도, 소안도, 청산도 등에서 하루를 묵어갔다.
이 당시만 해도 배를 타고 이동하는 일의 대부분은 관리들의 공무 목적이거나, 양반들의 이동, 유배인 인도, 공마선, 세공선들이며 제주와 육지의 원거리 항해에서 위험과 불편은 당연하게 따라왔다.
이에 대한 대비로 제주도에 들어갈 때는 통상 배 3~4척이 함께 날씨를 보아 대열을 이뤘다. 바다를 멀리했던 조선시대의 배는 규모가 작았고, 식수 등 식량도 문제였다. 그러다 보니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체선의 역할이 매우 중요시됐다.
1577년 과거에 급제한 임호가 강진읍 남당포(지금의 남포마을)를 통해 당시 제주목사인 아버지 임진에게 인사를 가면서 6척의 배를 데리고 갔던 일이며, '남사록'을 남긴 김상헌이 1600년 해남을 통해 제주도로 들어갈 때에도 9척의 배가 동행했던 사례들을 볼 때 육지를 오가는 유일한 교통이 선박이었던 만큼 안전에 대한 대비는 필수적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의 제주공항은 1942년 일본군에 의해 건립된 정뜨르비행장에서 출발했다. 연간 3000만명를 웃도는 이용객과 1분 43초마다 한 대씩 이착륙하고 있는 국제공항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붐비는 공항 중의 하나가 됐다.
과거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요건 때문에 선박 외에는 대체 수단이 없었지만 지금은 제주공항을 통해 전국을 1시간 거리로 좁혀주었고 1일 생활권이 가능케 하는 교통수단으로 정착했다. 항공의 이용 자체가 관광의 목적이든, 생활의 목적이든 없어서는 안 될 교통수단으로 인식된 것이다.
제주공항은 1일 평균 8만2000여 명이 드나든다. 규모의 포화에서 오는 안전대응도 필요하고, 제2공항의 건립을 두고 보전과 개발의 차이에서 오는 경제적 효과 그리고 환경 가치에 대한 논의도 간과할 수 없다.
제2공항 건설이 계륵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안전한 편리를 최대한 반영하고,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를 최소화시키는 논의 구조 속에 서로 이해하고자 할 때 판가름 날 것이다.
7년 차로 접어들고 있는 양날의 분분한 갈등에 피로감이 덮친다. 올해는 진심으로 서로가 머리를 맞대 발전을 협의하는 원년이면 좋겠다.<오수정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경영지원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