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이대로 괜찮은가요] 한국 찾은 외국인 2%만 제주행

[제주관광, 이대로 괜찮은가요] 한국 찾은 외국인 2%만 제주행
돌아온 외국인 관광객… 회복 더디지만 찬바람은 그쳐
  • 입력 : 2023. 04.21(금) 00:00  수정 : 2023. 04. 24(월) 14:32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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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중국 연휴 기점 수요 기대
외국인 관광객 유치 ‘직항’ 관건
노선 15% 회복… 크루즈 7척 뿐
시장 다변화·질적 성장 등 과제




코로나19 일상회복에 따라 국가 간 방역이 완화된 이후 전 세계 관광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일 간 무비자 자유여행이 재개된데 이어 지난달 1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47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약 380% 급증했고,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월과 비교하면 40% 수준까지 회복된 셈이다.

방한 외래 관광객이 늘고 있는데 제주의 상황은 어떨까. 올해 2월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체 방한 외래 관광객의 2.3% 수준에 그쳤지만, 2019년 2월(6.5%)과 비교하면 35%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처럼 수년째 찬바람이 불어왔던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양적으로 보면 갈길 먼 외국인 관광시장=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은 2017년 3월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로 외국인 관광에서 가장 비중이 컸던 중국 관광시장이 닫힌데 이어 2020년 2월 코로나19 여파로 제주와 해외를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겨 침체에 빠졌다. 그간 제주 관광시장은 외국인의 빈자리를 메운 내국인 관광객의 발길에 버텨온 형국이다.

그런데 지난해 기점으로 제주와 해외를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다시 열리면서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이 속속 보이며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의 회복과 재도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내 관광 업계에서는 인프라 확충, 관광상품 개발, 홍보 마케팅, 인력 충원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채비로 분주하다.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의 회복 속도는 아직 더딘 모습이지만 이전보다는 활기를 되찾아가는 분위기다.

제주도관광협회의 제주관광통계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19년 172만6132명에서 코로나 유행 이후 2020년 21만2767명, 2021년 4만8278명으로 급감했다. 2022년 제주공항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면서 8만6444명으로 증가했고, 올해(1~2월)에는 2만8778명이 제주를 찾았다. 국가별로 보면 올해 기준으로 태국 관광객이 32%(9443명)로 비중이 가장 컸고, 이어 대만 20.8%(6007명), 싱가포르 11.5%(3332명), 일본 6.2%(1789명), 미국 5.7%(1666명), 말레이시아 4.6%(1334명), 중국 3.5%(1017명), 베트남 1.9%(569명), 인도네시아 1.7%(498명), 홍콩 0.4%(140명) 등 순이었다.

올해 기준으로 제주를 찾은 전체 관광객(208만6864명) 중 외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2% 정도에 불과하다. 내국인 관광객(205만8086명)이 98%를 차지하는 만큼 양적인 수치로 보면 외국인 관광객의 회복은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하지만 국제선 운항이 2년여 만에 재개된 이후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가 매달 늘고 있다. 지난해 6월 5000명대이던 외국인 관광객은 올해 3월 3만87명(잠정)으로 5배 늘었다.

방한 관광객이 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다가오는 일본의 골든위크(4월 29일~5월 7일)와 중국의 노동절(4월 29일~5월 3일) 등 연휴를 기점으로 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선 중국의 노동절 연휴를 기점으로 세계 관광시장의 소위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인의 방한 단체관광이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중국이 자국민의 단체여행 허용 국가에 한국을 잇달아 제외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졌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개별 또는 소규모 관광객 등 중국인의 방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분위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종합관광센터 관계자는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기간에 일본 등 직항편 예약율이 거의 만석이어서 제주에도 개별 관광객 위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직항 노선의 경우 아직 많지 않다보니 다른 지역에서 경유해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하늘길·뱃길 재개… 회복 얼마나=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주 방문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서울이나 다른 지역을 경유해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제주와 해외를 잇는 직항 노선 회복은 주요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달 현재 제주공항의 국제선 정기편 노선은 5개국 7개 노선으로, 코로나19 이전 2019년 동계기간(5개국 29개 노선)에 견줘 24% 수준까지 회복했다. 국제선 운항 편수는 제주공항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 지난해 6월 22편에서 올해 2월 223편으로 10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제선 여객 수는 2811명에서 3만6405명으로 12배 늘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국제선 운항 편수는 13%, 여객 수는 15% 수준에 그쳤다. 올해 하계(3월 26일~10월 28일) 운항 계획인 제주공항의 국제선 정기편 노선은 5개국·21개 노선이며 주 172회 운항할 예정이다.

제주공항의 국제선은 태국 방콕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일본 오사카, 대만 타이베이, 중국 시안·상하이(상해)·홍콩 등 노선이 순차적으로 열렸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재개되지 않은 노선이 상당하다. 대만 가오슝,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일본 나리타(도쿄)·후쿠오카 노선을 비롯해 전체 국제선의 70%가 넘었던 중국 노선의 경우는 현재 3개 노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재개되지 않고 있다. 이달 23일에는 난징 노선, 다음달 1일에는 베이징(북경·대한항공) 노선 운항이 재개될 예정이다.

바닷길은 어떤가. 코로나 이후 3년여 만에 크루즈 관광이 재개되면서 지난 3월 한달간 국제 크루즈선 7척(제주항 5척, 강정항 2척)이 입항해 1만1500여명이 제주를 방문했다. 주로 일본에서 출발해 제주에 기항하는 국제크루즈였다. 올해 제주 입항 계획인 크루즈선은 제주항 22척, 강정민군복합항 21척 등 총 43척(약 12만명 예상)으로, 중국 크루즈 관광객이 많았던 2016년 507척(120만9106명)에 비하면 미미하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국제크루즈의 제주 기항 소식은 여전히 감감하다.

중국 관광시장이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만큼 관련 소식들이 들려오면 들썩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코로나 이전의 양적 회복도 중요하지만 과거 중국에 집중돼 저가 관광 등 구조적으로 취약함을 보였던 만큼 시장 다변화, 질적 성장 등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확대 지원과 함께 개별관광객, 특수목적관광객(SIT)을 대상으로 한 온·오프라인 홍보 마케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관광객 재개에 대응해 중국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항공편 회복 지원 등 중국 관광시장 조기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박소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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