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5명 송치 5개월 간 회원 820여명 모집
5차례 이상 도박해야 딴 돈 가져가도록 설계
입력 : 2023. 04.26(수) 12:19 수정 : 2023. 04. 27(목) 13:04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김성훈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이 26일 경찰청 기자실에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상국 기
[한라일보] 600억원 규모의 판돈이 오간 불법도박사이트 운영 일당이 제주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 장소 등 개설 혐의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총책 30대 A씨 등 5명을 검거해 이 중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5개월간 경 경남의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 스포츠 토토와 바카라 등 카지노 게임을 제공하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총책인 A씨는 수익금을 관리하고, 나머지 일당은 A씨 지시로 도박자금 환전과 광고, 민원 응대 등의 역할을 분담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발송해 불법 도박에 참여할 대상을 모집했으며, 회원들이 법인명의 차명계좌에 돈을 송금하면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사이버머니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 일당은 회원들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으로도 도박자금을 충전할 수 있게 했다.
이런 방식으로 5개월 간 오간 판돈은 630여억원, 총 회원 수는 820여명에 달했으며 특히 회원들이 5차례 이상 도박에 참여하지 않으면 돈을 따더라도 가져갈 수 없게 사이트를 설계하는 등 쉽게 수익을 내지 못하도록 했다.
이들은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으로 5개월 간 총 4억3000만원 부당 이득을 취했으며, 회원 중에는 최대 5억8000만원의 판돈을 건 사람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죄 수익금으로 마련한A씨 명의의 아파트 보증금과 A씨 배우자 명의의 외제차 등 2억 1000여만원 상당 재산을 몰수하고, 불법 도박사이트를 폐쇄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사이트는 반드시 운영자들이 돈을 벌도록 설계돼 있다"며 "도박 사이트 광고 메시지에 현혹되지 말고, 청소년 온라인도박과 관련해 자녀들의 인터넷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