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14)성조숙증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14)성조숙증
갑자기 훌쩍 큰 우리 아이 혹시 성조숙증은 아닐까?
  • 입력 : 2023. 06.07(수)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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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내분비질환 원인 성조숙증
2차 성징 빨라지며 환자 증가세
비만·가족력 있다면 각별 주의

안정민 제주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한라일보]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소아비만이 급증하면서 연관된 다양한 소아 내분비 질환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몇년 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로 인한 활동 감소와 배달 음식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성조숙증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주 제주인의 건강다이어리는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정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소아청소년의 성조숙증에 대해 알아본다.



▶2차 성징 빨라지며 성조숙증도 증가세=대학병원뿐만 아니라 일반 소아청소년의원 심지어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치과, 한의원에도 성조숙증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치료받고 있는 환자가 모두 성조숙증인지, 주사치료를 해야 하는지, 가슴 발달이 되면 치료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여아에서의 사춘기 발현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경 연령이 평균 12.4~13.7세로 보고된 바 있고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기간 동안 평균 초경 연령은 12.71(+/-0.03)세로 알려졌다. 2021년 최근 연구에서 국내 여아의 초경 시기는 15년 동안 0.4년 빨라졌고 이러한 경향은 비만 그룹에서 두드러졌다. 국내 2008년부터 2014년까지의 역학 연구에서는 성조숙증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되는 유병률(10만 명당 193.2명)과 발생률(10만 명당 122.8명)을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특히 키를 경쟁력으로 생각하고 저출산으로 자녀가 1명 또는 2명으로 적다 보니 자녀의 성장에 더 큰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머리 냄새만 나도 성조숙증을 의심하거나 제 때 병원에 데려가지 않으면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하는 부모님으로 폄하하기까지 하는 것이 현실이다.



▶비만·성장지연 출생·가족력 있다면 주의해야=성조숙증의 가장 큰 특징은 성장 속도 증가이다. 영유아 검진 또는 초등학교에서 연평균 2회 이상 키, 몸무게를 재서 가정통신문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성장 속도는 일 년에 5~6㎝ 정도로 그 이상 훌쩍 큰 경우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보통 성조숙증은 우리나라에서는 2차 성징이 여자는 만 8세 전, 남자에서는 만 9세 전 나타나고 진단 연령 기준은 여자는 만 9세 전 남자는 10세 전에 진단받았을 때 치료제가 보험 적용이 된다. 2차 성징의 첫 번째 증상은 여자는 가슴 발달, 남자는 고환 사이즈 증가로 나타난다. 하지만 2차 성징이 나타났다고 모두 치료 대상은 아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2022년 중추성 성조숙증 진료 지침에 따르면 사춘기 진행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군은 체질량 지수 95퍼센타일인 비만군과 부당 경량아·자궁 내 성장지연으로 태어난 군, 성조숙증 또는 빠른 사춘기 가족력이 있는 군이다.



▶무분별한 치료 아닌 상황별 맞춤 치료=성조숙증이 의심되는 경우 골연령 및 황체호르몬을 우선 검사해 골연령이 증가 돼 있는 경우 성선방출호르몬 자극 검사를 시행한다. 하지만 가슴 발달이 있다고 모두 자극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자극 검사는 채혈을 총 5회 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검사이다. 그러므로 꼭 필요한 경우에 시행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서 골반 초음파가 보조적 수단으로 고려될 수 있으나, 유방초음파 시행은 권고하지 않는다.

고환사이즈를 평가 위해 고환측정기(Orchidometer)가 사용되며 고환 질환이 의심되지 않는 경우 고환 초음파로 꼭 사이즈를 측정할 필요는 없다. 또한 중추성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사춘기 진행의 속도를 평가하기 위해 3~6개월의 관찰 기간이 필요하며 빠르게 진행할 경우 치료를 권고한다. 최근 3개월 제형을 많이 쓰고 있으며 4주 제형과 비교해 사춘기 억제 효과 차이는 없고 오히려 투여 횟수를 줄여 환자의 만족도가 증가되고 있다.

성조숙증 치료 중에는 사춘기 이전의 성장속도로 감소하며, 저신장 수준의 최종키가 예측이 되는 경우 성장 호르몬 병합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성조숙증의 증가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무분별한 치료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전문가의 진료가 꼭 필요하다.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건강 Tip] 오돌토돌 바다의 꽃 멍게

멍게 제철(5~8월)에 맛 가장 좋아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도 풍부

눈길 닿는 곳마다 꽃이 만개해 눈이 즐거운 요즘은 바다의 꽃이라고 불리는 멍게도 무르익어 입도 즐거워지는 계절이다. 도깨비방망이 같기도 하고, 탐스러운 열매 같기도 한 독특한 모양새의 붉은빛 멍게는 5월에서 8월이 제철이다. 가을부터 봄까지는 멍게의 번식기이자 산란기로 식감이 물러지고 맛도 떨어진다. 수온이 높아지는 5~8월이 감칠맛을 내는 글리코겐 함량이 겨울에 비해 7배 정도 많아지면서 맛이 가장 좋은 시기이다. 멍게는 오돌토돌 파인애플 같은 껍질을 벗겨내면 주황빛에 가까운 살이 군침을 돌게 하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이는 살이 아니라 아가미를 비롯한 멍게의 내장과 심장이다.

멍게는 100g당 75㎉로 열량이 낮고,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지방이 적다. 철분, 칼슘, 인, 아연 등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성장발육에 좋고,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멍게에 풍부한 타우린 성분은 체내 콜레스테롤을 낮춰 성인병 예방 도움이 될뿐만 아니라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방지, 피부 미용에도 좋다. 또한 간 기능을 강화해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다. 멍게에 함유된 바나듐 성분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 개선에 도움을 주며, 콘드로이틴 성분은 연골 강화 효과가 있다. 멍게 특유의 쌉싸름한 맛은 신티올(cynthiol)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알코올 분해 효과가 있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싱싱한 멍게는 껍질 색이 붉고, 껍질이 단단하다. 속살은 선명한 주황색을 띠며, 멍게 특유의 향이 나는 것이 좋다. 살아있는 멍게는 냉장고에 1~2일 정도 보관 가능하지만, 되도록 구입 후 바로 먹는 것이 좋다. 손질한 멍게는 급냉동시키면 6개월 정도는 보관 가능하다.

바로 손질해 싱싱하고 향긋한 멍게를 초장에 찍어먹으면 보들보들한 식감과 함께 바다 향이 입 안 가득해진다. 하나의 꿀 팁으로 멍게를 손질할 대 나오는 물을 버리지 말고 멍게를 씻을 때 사용하면 향긋한 멍게의 풍미를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새싹 채소와 멍게, 참기름, 초장을 넣고 밥과 함께 비비면, 멍게비빔밥이 완성된다. 멍게를 소금에 절여 고춧가루와 양념을 넣어 만드는 멍게젓갈도 좋다. 멍게, 마늘, 아스파라거스를 올리브오일에 볶아 만드는 멍게 파스타도 이색적이다. 더워지는 6월 바다 향 가득 품은 멍게로 입맛을 살려보길 추천한다. <제주대햑교병원 영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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