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생산 반복되는데… 효과 못 내는 월동채소 감축사업

과잉생산 반복되는데… 효과 못 내는 월동채소 감축사업
제주도, 휴경 유도 '밭작물 토양생태보전사업' 4년째
상반기 농가신청량 500㏊ 안팎으로 목표치 절반 그쳐
나머지는 태풍피해농가 지원 활용… 재배면적도 되레 ↑
  • 입력 : 2023. 06.11(일) 17:48  수정 : 2023. 06. 13(화) 11:04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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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가 과잉생산이 반복되는 채소류 재배면적을 줄이기 위해 특정 월동채소류 재배 필지를 휴경하거나 녹비·식량작물을 재배하면 일정액을 지원하는 '밭작물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이 4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기대했던 채소류 면적 감축 효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까지 농가 신청을 받은 밭작물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량은 560㏊로 집계됐다. 목표치(950㏊)를 크게 밑돌며 도는 이달 말까지 추가신청을 받고 있다.

시범사업을 거쳐 2020년부터 본격 시행된 밭작물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은 최근 2년 이내 월동무·양배추·브로콜리·당근 등 4개 품목을 재배했던 농지를 휴경하거나 녹비·사료작물이나 식량작물(콩, 팥, 녹두, 가을메밀, 밀, 기장 등)을 재배할 경우 일정액을 지원해 과잉생산되는 월동채소류의 파종기 이전 사전면적 조절이 주된 목적이다. 하지만 낮은 지원단가 등으로 농가 참여가 저조하자 그동안 지원액을 소폭 상향 조정해 올해 지원액은 ㏊당 420만원이다. 특히 올해는 사업참여 기간을 1년 단위에서 2년까지 신청 가능토록 하고, 지원금도 2년 단위 신청의 경우 450만원으로 차등 적용키로 했다.

그동안 밭작물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 추진실적은 ▷2020년 700㏊(사업비 22억원) ▷2021년 913㏊(32억원) ▷2022년 903㏊(30억원)이다. 하지만 해마다 파종기 이전 추가신청까지 받아도 면적은 500㏊ 안팎에 그친다. 나머지 절반정도는 8~9월 월동채소류 파종 초기에 태풍 피해를 본 농가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지원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채소류 과잉생산 해소 정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신청한 농가와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또 해마다 900㏊ 면적에서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이 추진된다면 그만큼 면적도 감소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2019년 재배면적이 4923㏊였던 월동무는 2021년 5488㏊로 오히려 더 늘었다. 같은기간 당근(1067→1206㏊)과 양배추(1721→2066㏊)도 면적이 증가했다. 브로콜리만 1273→1171㏊로 감소했다. (사)제주월동무연합회의 의뢰를 받아 2021년 제주연구원이 진행한 '제주 월동무 적정 재배면적 추정 및 관리방안' 용역에선 적정면적을 약 4000㏊로 추산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월동무 면적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중산간 지역에서도 재배가 적잖이 이뤄지고, 초가을 태풍 피해를 본 농가에서 대체작목으로 월동무를 재파종하는 경우도 많다"며 "밭작물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이 월동채소의 사전 면적조절을 통한 가격안정을 모색하려는 사업이니만큼 농가에서 적극 신청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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