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조사하면서 나는 항상 생각한다. 이 개체는 왜 죽어야만 했을까, 그 원인에 우리 생활이 영향을 미쳤을까, 영향을 미쳤다면 어떤 대책을 펼쳐야 할까. 그 답을 알아내기 위해서라면, 앞으로 하나라도 더 많이 좌초된 개체를 조사·연구하는 길밖에 없다."(본문 중)
저자 다지마 유코는 해양동물학자다. 해양 포유류, 특히 고래가 해안가로 올라와 죽게 되는 '좌초' 현상을 분석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막기 위해 고래 부검과 박물관 표본화 작업을 20년 넘게 해 왔다.
책 '저 바다에 고래가 있어'(북트리거 펴냄)는 그런 저자의 일상을 세세하게 들여다본다. 20년 세월을 바탕으로 해양 포유류의 생태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해 책을 읽으면 고래 사체 해부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부터 고래, 돌고래, 물범, 듀공 등 해양 포유류에 대한 귀중한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여정에서 저자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돌고래와 고래 등의 몸속에 축적되는 유해 물질 등을 다루며 해양 오염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도 한다.
책은 크게 7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선 해양동물학자의 기묘한 연구 생활을 다루고, 2~3장에선 대왕고래와의 귀중한 만남, 고래의 신비롭고 영리한 생활사, 고래들의 좌초 이유, 현장에서 사인을 찾아내는 방법 등을 꺼내놓는다. 4~6장에선 고래 외의 다양한 해양 포유류의 지혜로운 생활사를, 마지막 7장에선 사체가 가르쳐 준 지구환경의 현재 상황과 변화를 소개한다. 이소담 옮김. 1만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