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관필의 한라칼럼] 곰솔이야기

[송관필의 한라칼럼] 곰솔이야기
  • 입력 : 2023. 07.18(화)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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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에 가장 흔한 침엽수는 곰솔(Pinus thunbergii)이다. 중국, 일본 등지에 자라는데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내륙의 해안을 따라 백령도 및 강릉까지 분포하고 있다. 또한 제주도에서 '소낭'은 수피가 붉은 소나무(P. densiflora)도 함께 지칭하는데 우리 삶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곰솔은 과거에는 목재, 땔감 등으로 사용했는데 1970년대 이전에는 낙엽도 긁어모아 땔감으로 사용했고, 삭정이와 쓰러진 나무 등도 모두 땔감으로 사용했다. 또한 솔잎은 떡을 만들 때 잎을 떡 아래에 두고 찌면 떡이 솔향을 머금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방부제 역할도 수행했다. 송진은 불을 켜는 원료로 사용됐으며, 소나무의 속살은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찧어 녹말을 추출한 뒤 음식 재료로 사용했다.

제주도의 곰솔림과 소나무림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조림되기 시작해 1960년대부터 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오름, 목장 등지에 활발히 식재하게 됐고, 화석연료의 보급 이후 현재의 모습이 만들어지기 시작해 수고가 30m에 이르는 커다란 개체들도 많다. 그리고 해안가에는 해일 등에 대비해 식재된 방재림도 있는데 크게 발달한 숲도 있고, 주변에서 씨가 날아와 인근에 작은 곰솔림을 형성하기도 한다. 특히 곰솔이 잘 들어가는 곳은 햇볕이 잘 드는 경사면, 오름이나 목장으로 활용됐다가 지금은 방치된 지역 등으로 곰솔이 자라면서 낙엽층을 만들고 거름 진 토양이 쌓이면서 비목, 참식나무, 종가시나무 등이 들어와 활엽수림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곰솔은 탄소흡수원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큰 곰솔 아래에는 활엽수가 자라면서 숲의 층위를 나타나게 된다. 이때 층위별 탄소흡수량이 발생하면서 탄소흡수원으로서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곰솔은 소나무재선충병뿐만 아니라 개발사업에서는 조림지역으로 분류하다 보니 생태등급이 낮게 책정되면서 항상 잘려 나가는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의 기후는 제트기류의 변화, 라니냐, 엘니뇨 등 기후변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지구의 이산화탄소량의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속속 들려오고 있는 이때 이산화탄소를 줄여줄 수 있는 산림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 여겨진다.

지금 제주도도 비가 오는 일수는 줄어드는 반면 연 강수량은 많아지고 있으며, 겨울이 짧아지고 고온 다습한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만큼 제주도에도 기후변화에 따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나 우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향후의 기상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자연재해에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사료된다.

따라서 개발사업에 의한 이익 창출도 중요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의 복원 및 재해에 대한 방안도 마련돼야 하며, 개인들은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는 작은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사료된다. <송관필 농업회사법인 제주생물자원(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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