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원도심에 독립지사 최정숙 생가터 표지물 세운다

제주시 원도심에 독립지사 최정숙 생가터 표지물 세운다
신성학원총동문회 최정숙기념사업단 오는 15일 제막식 개최
독립운동 당시 수형인 명부 토대로 '삼도리 948번지' 확인
"강평국·고수선 외 동시대 무명 여성 독립지사 발굴도 지속"
2021년 8월 15일엔 강평국 애국지사 생가터에 표지석 설치
  • 입력 : 2023. 08.08(화) 11:48  수정 : 2023. 08. 10(목) 08:5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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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오는 15일 제주시 삼도2동에 세워질 '독립애국지사 최정숙 생가터' 표지물. 최정숙기념사업단 제공

[한라일보]제주시 원도심에 제주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기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상징물이 생긴다. 신성학원총동문회 최정숙기념사업단은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오는 15일 오후 2시 애국지사 최정숙 생가터인 제주시 삼도2동 948번지(관덕로 14-4)에서 표지물 제막식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최정숙(1902~1977)은 경성여고보에 재학 중이던 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해 시위 행진을 벌이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던 인물이다. 8개월간 옥고를 치른 최정숙은 1993년 그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독립유공자 대통령표창이 추서됐다.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웠던 최정숙의 열정은 의료, 교육 분야 등에도 이어졌다. 그는 고향 제주에서 정화의원을 개원했던 의사로서 전쟁기 제주도민과 피난민 등을 무료로 치료했다. 교육자로서 1964~68년 제주도 초대 교육감, 신성여자중고등학교 무보수 교장을 지냈다. 생전에 로마교황훈장(1955), 5·16민족상(1967) 등을 수상했다.

최정숙기념사업단은 2013년부터 최정숙의 정신을 알리는 활동을 벌여온 신성학원총동문회의 뜻을 이어 2017년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이번에 수형인 명부 등을 토대로 생가터(옛 주소 삼도리 948번지)를 찾아냈고 그곳에 동판으로 제작한 표지물을 설치해 제주도민들에게 최정숙 지사의 생애를 널리 알리기로 했다. 생가터에는 현재 갤러리가 들어섰다.

이날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최정숙기념사업단의 오순덕 단장은 "최정숙 지사는 제주를 사랑했던 제주여성 선각자로서 그 정신은 제주인들의 마음에, 더 나아가 전 세계인의 가슴에 애국 애족의 뜨거운 열기로 살아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자유의 함성이 울려퍼진 지 78주년이 되는 해에 최정숙 지사의 삶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표지물을 세운다"고 말했다.

오 단장은 특히 표지물 제막을 계기로 최정숙 지사의 독립유공자 서훈을 승격하는 작업을 추진하겠다며 도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오 단장은 "동시대에 활동했던 여성 독립유공자들에게 애족장이 수여된 만큼 최정숙도 그에 준하는 서훈이 이뤄지도록 관련 자료 수집 등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신성학원총동문회 최정숙기념사업단이 8일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최정숙 생가터 표지물 설치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진선희기자

그동안 제주에서는 뮤지컬, 세미나, 장학사업 등을 통해 최정숙을 기리는 사업이 잇따랐고 아프리카 부룬디에는 최정숙 학교가 설립됐다. 앞서 2021년 8월 15일에 신성학원 출신의 또 다른 독립유공자인 강평국 지사의 생가터(제주시 일도1동 1390번지)에 표지석을 세웠던 기념사업단 측은 "최정숙이라는 이름을 단 기념사업단이지만 신성여학교를 졸업한 강평국, 고수선을 포함해 같은 시대를 살았던 여성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는 사업을 차근차근 해왔다"며 "제주를 오롯이 지켜낸 무명의 지사들도 발굴하고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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