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Ⅱ] (9)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Ⅱ] (9) 서귀포시 대정읍
노지 채소 면적 늘며 질소 요구량 증가… 지하수 오염 심각
  • 입력 : 2023. 08.28(월) 00:00  수정 : 2023. 08. 28(월) 15:53
  • 고대로·이태윤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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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골 23개 분포… 토양층 깊이 낮은 위험성 지역 내 존재
대정읍 하모리 지하수 관정 질산성 질소 36.5mg/L 검출
지역 평균 농도 5.7mg/L보다 7배 이상 높아 저감책 절실
“무기질 사용량 감량·혼용시비 통한 시비 관리 개선” 주문




[한라일보] 제주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은 도내 지하수 관정에서 질산성 질소가 가장 높게 검출되는 지역 중 하나이다.

이곳에는 도내 절대·상대보전지역 내 숨골 지형 303개 가운데 23개 숨골이 분포하고 있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도내 지하수 관정 수질을 모니터링한 결과 대정읍 지역 질산성 질소 평균 농도는 5.7mg/L로 나타났다. 한경면 9.6mg/L보다는 낮고 한림읍 5.9mg/L보다는 다소 높다.

도내에서 가장 높은 질산성 질소가 검출된 대정읍 하모리 지하수 관정이 있는 지역의 항공사진 모습

보성리 영어교육도시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숨골 지형도

지하수 내 질소의 기원은 대기 질소의 생물학적 고착 및 분해, 화학비료, 유기비료, 인간 및 동물의 분뇨, 생활하수, 산업슬러지, 토양내 유기질소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이곳 지하수의 오염원은 화학비료 기원 질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도보건환경연구원은 분석하고 있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2022년 2월 21일부터 6월 16일까지 도내 전체 지하수의 대표성 있는 133개소를 대상으로 수질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5개소(서부 4· 남부 1)에서 지하수의 대표적인 오염물질인 질산성 질소가 지하수 환경기준 10mg/L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대정읍내 지하수 F-098관정(하모리)에서는 먹는물 수질 기준치를 3배 이상 초과한 36.5mg/L가 검출됐다.

이는 토양에 남아 있는 비료성분이 숨골 등을 통해 지하수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도리 숨골지형 농지

상모리 농지에 있는 숨골 지형

대정읍 지역은 물의 수요와 비료 시비량이 많은 월동 채소 주산지다. 마늘, 구마늘, 풋마늘, 감자, 양배추, 양파, 브로콜리, 콜라비 등을 재배하고 있는 밭농업 집약지역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축산식품현황 무기질 비료 사용량을 보면 2005년 전까지는 약 8~12만t을 사용했으나 2006년부터는 사용량이 5만t 이하로 낮아졌고 2012년에는 3만 6000t까지 감소했으나 최근에는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도내에서 비료사용량이 가장 낮았던 2006년~2010년에는 비료요구량 대비 평균 사용량은 질소 110%, 인산 105%, 가리 85%로 양분 부하가 비교적 낮았지만 2010년 이후 무기질 비료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비료 요구량 대비 평균 비료 사용량은 질소 154%, 인산 156%, 가리 121%로 양분 부하가 심해지고 있다. 특히 노지 채소 면적이 증가하면서 2005년 이후 노지 채소의 질소 요구량은 약 35% 증가했다.

대정읍 역시 무기질 비료 사용량 증가에 따른 양분 부하가 심해지고 있다.

하모리 숨골 지형.

보성리 영어교육도시 주변에 있는 숨골

이곳에도 유효 토심이 0~50cm 이하로 토양층 깊이가 낮아 지하수 오염 위험성이 높은 지역이 존재하고 있다.

영락리와 신도리에 있는 숨골 지형은 토양층 깊이가 낮은 농지에 자리잡고 있다. 농업으로 인한 오염 물질이 지하수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인성리 과수원내 숨골은 집중호우시 빗물이 집중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보성리 영어교육도시 주변에는 숨골 지형 7개가 분포하고 있는데 숨골 주변에는 이미 개발이 이뤄졌고, 향후 추가 개발이 이뤄질 경우 투수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다.

국내 토양전문가들은 "지하수 질산성 질소 오염 지역의 토양은 대부분 질산성 이동이 빠른 비화산토양으로 판단된다며 토양분석을 통해 비화산회토양으로 분류되는 필지는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 등의 양분관리 정책에 참여시켜 표준시비량과 토양분석에 의한 양분관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성리 농지에 있는 숨골 지형

이어 "무기질비료에 의해 질산성 질소가 오염되고 있는 대정읍 지역은 무기질 비료 사용량을 감량하고 유기질비료와 무기질비료의 혼용시비를 통한 시비 관리와 질소질 비료를 작물 재배기간동안 나눠 주는 시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지하수 오염 대책마련을 위해 토양내 질산태 질소의 농도를 토양 깊이별 라이시미터 설치 등을 통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후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시비방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농가의 환경 보전 의식 향상과 더불어 시비량 감소에 따른 금전적 동기부여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대로기자·이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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