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조명하는 이주와 생존에 대한 이야기

예술로 조명하는 이주와 생존에 대한 이야기
제주도립미술관 '2023 프로젝트 제주' 이달 19일 개막
'이주하는 인간-호모 미그라티오' 주제... 9개국 27명 참여
70여 작품 선봬... 제주형 국제미술행사 지속가능성 시험대
  • 입력 : 2023. 09.13(수) 16:53  수정 : 2023. 09. 15(금) 09:08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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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 이노마타의 '소라게에게 쉼터를 제공한다면?'

[한라일보] "이주의 의미를 다시 묻고 새롭게 읽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제주도립미술관 이나연 관장이 예술감독을 맡아 기획한 두 번째 특별전 '프로젝트 제주' 개막을 앞두고 초대장을 띄우며 전하는 말이다.

'프로젝트 제주'는 지난 2021년 도립미술관이 주최하는 두 번째 제주비엔날레 취소에 따라 제주 특색을 반영한 전시 행사로 처음 기획됐다. 올해 열리는 '프로젝트 제주'는 국제특별전으로 제주형 국제미술행사를 지향한다. 무엇보다 국제 행사인 제주비엔날레를 치르고 있는 도립미술관이 향후에도 또 하나의 국제전 '프로젝트 제주'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속가능성을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달 19일 개막해 11월 26일까지 69일간의 여정에 나서는 올해 '프로젝트 제주'의 주제는 '이주하는 인간-호모 미그라티오'다. 이주와 생존에 관한 이야기로, ▷역사적 이주(도도기) ▷문화적 이주(입도조) ▷생태적 이주(토종과 외래종) ▷우발적 이주(변종의 탄생) 등 4개의 섹션으로 나눠 현대 사회에서 잦은 이주를 경험한 작가들이 이주 문제를 저마다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다채롭게 펼쳐낸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온갖 위기로 넘치는 시대에 이주로써 인류 생존의 대안을 제시한다.

전시는 제주도립미술관(주제관)을 중심으로 위성 전시관인 제주돌문화공원,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제주국제평화센터를 경유하며 총 4개의 전시관에서 이뤄진다.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도내·외 작가 등 9개국 작가 20개 팀(총 27명)이 협업(한국 작가x해외 작가)해 제작한 회화, 사진, 영상 미디어, 설치, 복합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70여 점을 마주할 수 있다.

역사적 이주에선 유학, 결혼, 이민, 직장, 입양 등 다양한 이유로 모국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제주 출신으로 현재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고닥과 요하네스 말파티 부부, 오봉준과 사라 오-목크 부부를 비롯 이지유, 청영, 클라라 청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문화적 이주에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 정착한 이주민들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계 곳곳을 오가며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출신 곽선경 작가의 신작부터 박정근, 배효정✕케이트 배, 양화선✕넷, 현우민 작가의 작품이 선보여진다.

생태적 이주에선 김옥선, 마르코 바로티, 아키 이노마타, 양숙현✕캇 오스틴, 이유진✕루앙삭 아누왓위몬이 이주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본능임을 이야기하며 생태적 이주를 통해 기후위기의 대안을 모색한다.

예술이 매체를 이동시키며 탄생한 예술적 생명체를 다룬 우발적 이주에선 박지현, 백남준, 새미 리✕엠제이 하딩, 지용호, 최우람 작가가 이주의 개념을 물리적·한정적인 의미에서 탈피해 폭넓게 사유할 기회를 마련한다.

19일 개막식에선 개막행사 연계 퍼포먼스로 1층 중앙정원에서 곽선경 작가의 실시간 드로잉 퍼포먼스(오전 9시55분)를 볼 수 있다. 로비에선 오봉준과 사라 오-목크 자가가 가상의 스낵바에서 진행하는 음식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이밖에 전시연계프로그램으로 최우람 작가의 '작은 방주'를 3D모델과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해 MR로 체험하는 프로그램과 미술관 속 영화관 등도 준비됐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도립미술관 프로젝트 제주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용호의 '사자 Lion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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