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숲, 한라산 둘레길… 서귀포의 가을을 달린다

치유의 숲, 한라산 둘레길… 서귀포의 가을을 달린다
6~8일 2023 트랜스 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UTMB 월드시리즈 가입 외국인 참가자 등 급증
서귀포시 "장기 발전 방안 등 아시아 최고 대회로"
  • 입력 : 2023. 10.04(수) 14:44  수정 : 2023. 10. 05(목) 15:26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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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의 자연을 달리고 있는 2022 트랜스 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서귀포시 제공

[한라일보] 지난해 200명 정도였던 외국인 참가자가 올해는 무려 8배가량 늘어난 1590명에 이른다. 국내까지 합치면 전년보다 약 2배 증가한 3300명이 서귀포를 찾는다. 이달 6~8일 서귀포시 일원에서 펼쳐지는 '2023 트랜스 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다.

트레일러닝은 산길이나 오솔길을 뜻하는 트레일(trail)과 달리기를 의미하는 러닝(running)이 합쳐진 말이다. 산과 들, 계곡, 언덕 등 자연 속을 달리는 친환경 레이스다.

서귀포시가 주최하고 가시리마을회(대회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프랑스 샤모니에서 8월 말 개최되는 UTMB(Ultra Trail du Mont Blanc) 본대회의 참가 자격을 부여하는 월드시리즈 가입 이후 처음 치러지는 것이다. 서귀포시 대회는 지난해 한라산을 달리는 코스, 숙박 인프라를 강점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UTMB 월드시리즈에 들었고 그 영향으로 올해 역대 최대 참가 기록을 세웠다. 전 세계적으로 UTMB 월드시리즈 대회는 36개인데 아시아에선 서귀포를 포함 4개에 불과하다.

트레일 러너들에게 UTMB 본대회는 꿈의 대회로 불린다. 참가 가능 인원 대비 희망자가 넘치면서 매년 1월 참가자 확정을 위한 추첨이 이뤄지는데 이때 본인이 소유한 러닝스톤 개수만큼 당첨될 확률이 높아진다. 월드시리즈 대회에선 거리에 따라 20km 1개, 50km 2개, 100km 3개 등 러닝스톤이 각각 지급되면서 장차 UTMB 본대회를 꿈꾸는 이들의 발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귀포의 자연을 달리고 있는 2022 트랜스 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서귀포시 제공

9회째인 이번 대회는 첫날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엘리트 러너의 미디어 행사와 개막식에 이어 둘째 날 4개 코스로 나눠 본격적인 레이스가 진행된다. 각 코스마다 빼어난 제주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짜였다.

트레일러닝 입문 종목인 10㎞, 20㎞는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50㎞와 100㎞는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출발해 치유의 숲, 영실코스, 윗세오름, 한라산 둘레길, 한라산 정상 코스로 구성했다. 마지막 날인 8일 오전 10시에는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50㎞, 100㎞ 시상식을 하며 대회를 마무리 짓는다.

서귀포시는 앞으로 UTMB 관계자 등과 교류를 통해 장기적 발전 방안을 수립하는 등 이 대회를 아시아 최고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제주 출신의 유명 트레일 러너로 대회 총괄 디렉터를 맡은 안병식씨는 4일 서귀포시청 기자실을 찾아 "UTMB 가입으로 외국인 등 참가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제주를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무엇보다 국내외 참가자들에게 안전하고 만족도 높은 대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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