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컵을 사용하는 우도 관광객. 사진=제주관광공사
[한라일보] 한 해 160만 명이 찾는다는 제주 대표 관광지 우도에서 시행 중인 '일회용컵 없는 청정 우도 캠페인'이 친환경 여행으로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도가 일회용컵 없는 자원순환 모델로 자리잡기 위해선 다회용컵 사용처를 늘리고 반납 불편을 줄이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일회용컵 없는 청정 우도 캠페인(이하 청정 우도 캠페인)은 지난해 8월에 시작돼 시행 1년을 넘어섰다. 관광객들이 우도 관문인 성산항에서 친환경 여행에 대한 디지털 서약을 하고, 우도 안에서 일회용컵 대신에 다회용컵을 쓰도록 유도하는 캠페인이다.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1년간 운영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 8월 2~8일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청정 우도 캠페인, 방문객 만족도 높아"
우도 관광객 602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선 청정 우도 캠페인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감지됐다. 설문 응답자 중에 캠페인 디지털 서약에 참여한 인원은 145명이었는데, 이들 절반 이상인 56%가 서약이 친환경 인식 행동에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다회용컵 사용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에 우도에서 다회용컵을 사용한 방문객은 212명이었는데, 사용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65%가 '매우 만족', '만족'이라고 답했다. 또한 다회용컵 사용에 만족한 그룹의 우도 여행 만족도는 4.41점으로, 그렇지 않은 그룹의 여행 만족도(3.4점)보다 높았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두고 제주관광공사는 우도 내 다회용컵 매장을 확대하는 데 긍정 요인이 될 거라는 분석을 내놨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다회용컵을 사용할 경우 커피 등 음료 값이 1000원(컵 보증금) 더 비싸지다 보니 참여가 부담스럽다거나 망설이는 매장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추가 비용 부담에도) 조사 결과 다회용컵 사용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고, 친환경 여행을 인식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우도 안에 다회용컵 사용 매장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형 반납기로 다회용컵을 반납하는 우도 관광객. 소형 반납기를 사용하려면 휴대전화로 별도의 앱을 내려받아야 한다. 사진=제주관광공사
|다회용컵 반납 불편 등 해결 과제로
청정 우도 캠페인의 높은 만족도에도 일회용컵 없는 우도로 나아가기 위해선 해결 과제가 적지 않다. 이번 조사에선 우도 내 다회용컵 불편 사항 1순위로 '사용 후 반납 장소'(13.6%)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
현재 우도에는 모두 10곳에 반납기가 설치돼 있는데, 4곳에만 대형 반납기가 운영 중이다. 나머지 6곳에선 소형 반납기가 설치돼 있는데, 바로 이용 가능한 대형 반납기와 달리 휴대전화로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아야 사용할 수 있는 번거로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반납기가 설치된 7곳은 음료를 파는 매장인 탓에 이동 중에 반납 편의를 높이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캠페인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다회용컵 사용 매장을 확대하는 것도 과제로 주어진다. 현재 우도지역 카페는 50곳으로 추정되는데, 다회용컵 사용 참여 매장은 14곳에 머물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현재 제주도가 우도에 다회용기 세척시설을 설립 중인데, 시설이 완공되면 참여 매장 확대 등 다회용컵 순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회용컵 사용 불편을 줄이기 위한 반납기 추가 설치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