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청 최연소 신임경찰관 강서영 순경.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한 번 내뱉은 말은 꼭 이뤄야 하는 성격이라 부모님 만류에도 경찰 시험에 도전했어요."
오는 21일 제78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만난 제주경찰청 소속 강서영 순경(22)이 경찰이 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걱정을 거둘 수 없었다. 전국 사격대회에서 3위에 오를만큼 출중한 실력을 가진 그가 갑자기 사격을 포기하겠다니, 부모님의 걱정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부모는 며칠을 설득했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그리고 2년 만에 그는 꿈을 이뤄 사격 선수에서 경찰관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는 지난해 21살 나이로 경찰 제복을 입은 도내 최연소 경찰관이다. 현재 제주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첫 근무지로 발령받은 남문지구대는 강 순경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강 순경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때 진로탐색 프로그램으로 참여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또 임용을 준비하면서 공부로 지친 마음을 다지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 그는 이 곳에서 열심히 선배들을 따라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강 순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찬 집에 출동나갔던 일을 꼽았다. 그는 "집 안이 온통 쓰레기였어요. 시청에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도움을 주기 힘들다고 하고, 저도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하지 고민만 하고 있었어요"라며 그 날을 떠올렸다. 이어 "같이 출동했던 경위님이 직접 시청에 찾아가서 사건을 인계하고 다방면으로 도움을 구해서 결국 그 분을 도와줄 수 있게 됐어요. 그 모습을 보니까 앞으로 저도 경위님처럼 최대한 많은 시민들에게 도움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어요"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치매 어르신을 찾거나 화재 발생으로 인한 출동 시 주변 교통을 정리하는 등 열심히 경험을 쌓고 있다고 전했다.
퇴직까지 40여년이 남은 그는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는 경찰이다.
강 순경은 "지금은 경험이 적어서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점점 데이터를 쌓아 나가 나만의 스타일을 가진 경찰이 될 거에요"라며 앞으로 남은 경찰 생활의 목표를 전했다. 이어 그는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는 믿음직스럽고 활력소 같은 사람, 강서영이다 하면 '괜찮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며 "시민들에게는 좀 더 친근한, 사람 냄새나는 경찰이 되고 싶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게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