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스며들고 친환경 문화까지… 달라진 여행 [신년기획]

마을에 스며들고 친환경 문화까지… 달라진 여행 [신년기획]
[기획] 새로운 여행, 제주의 제안
  • 입력 : 2024. 01.02(화) 00:00  수정 : 2024. 01. 03(수) 10:43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코로나19 여행 트렌드가 달라지면서 제주에서도 새로운 여행 콘텐츠들이 개발돼 선보이고 있다. 제로웨이스트를 소재로 한 친환경 여행을 비롯해 직접 마을에 머물며 경험하는 마을여행 등 다양한 소재의 여행 프로그램이 발굴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코로나 이후 개별여행객 증가
휴식·가성비 여행 추구 ‘뚜렷’

SNS 활용 명소 찾는 MZ세대
공공·민간선 콘텐츠 개발 분주
소리풍경·무장애·반려동물 다양

[한라일보] 지난해 제주 관광은 우려와 기대의 시선이 교차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내국인의 해외여행(아웃바운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는 점과 내국인의 해외여행에 비해서는 더디게 이뤄지고 있지만 외국인의 국내관광(인바운드)이 회복되면서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 공존하고 있어서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의 제주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제주 방문 관광객은 1334만3849명(잠정)으로, 전년보다 3.7% 감소했다. 이 중 내국인 관광객은 전체의 95%를 차지하는 1263만6834명으로 전년에 견줘 8.2% 감소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70만7015명으로 전년보다 718.2%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막혔던 해외여행의 대체지로 떠오르며 되레 관광 특수를 누려온 제주는 2022년 역대 최다 내국인 관광객(1380만3058명)을 기록했었다.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2022년 11월 이후부터 내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과 비교해 감소하고 있지만, 매달 100만명이 넘는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고 있다.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도 지난해 기준으로 하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172만6132명)의 40% 수준까지 회복했다.



개별 여행 늘고 단체 관광 줄고

코로나19 이후 여행 트렌드도 달라졌다. 가장 변화된 부분은 개별 여행객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도관광협회의 제주관광통계 확정치를 보면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 중 개별 여행객의 비중은 2019년 82.7%에서 지난해 11월까지 88.5%로 상승한 반면 부분 패키지 여행객의 비중은 2019년 11.8%에서 지난해 11월까지 6.2%로, 완전 패키지 여행객의 비중은 2019년 5.5%에서 지난해 5.3%로 낮아졌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결과에서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 개별 여행객의 비중은 2019년 77.1%에서 지난해 3분기 85.0%로 늘어난 반면 단체 여행객의 비중은 15.1%에서 9.2%로 낮아졌다. 아직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지만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 유형도 유커(단체 관광객)에서 MZ세대 중심의 싼커(개별 여행객)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행 목적도 달라지고 있다. 국내 한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휴식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 여행 관심도가 82.3%에 달할 만큼 국내 관광의 경우는 코로나를 거치며 휴식과 자연감상 중심의 체류형 여행의 선호도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지속되는 고물가에 저예산·가성비 여행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역시 이전의 관광지·쇼핑 중심의 여행을 즐기기보다 테마와 체험 중심의 여행을 선호하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중국 MZ세대 중심의 싼커들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관광지를 보는 '특전사식 여행'을 즐기고,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을 찾기보다 SNS상에서 유명 맛집이나 인기 장소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제주 곳곳서 새로운 여행 제안

이처럼 급변하는 관광시장에 맞춰 제주에서도 다양한 여행 콘텐츠들이 개발돼 선보이고 있다. 감소하는 내국인 관광객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회복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에서도 새로운 여행을 제안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제주 마을 관광 통합브랜드인 '카름스테이'와 연계한 체류형 농촌여행프로그램이다. 이는 서귀포시 지역의 카름스테이 마을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카름스테이 마을여행 기획전'이다. 지난해 9월부터 두 달간 늦휴가족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내국인 관광객들에게 관심이 제법 컸다.

한남마을 머체왓숲 터줏대감과 함께 서중천을 탐방하며 대자연을 느끼거나 하효마을 어르신들로부터 제주어를 배우고, 동백마을인 신흥2리 마을 주민들이 즐겨먹는 마을 밥상을 체험하거나 말의 고장인 의귀리 마을에서 말과 교감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홀스테라피를 경험하는 프로그램들이었다. 제주관광공사 지역관광그룹 관계자는 "제주의 숨겨진 작은 마을에 머물며 제주다움을 직접 경험하는 여행을 테마로 마을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 프로그램이었다"며 "기획전이 생각보다 호응이 좋아 인기가 높았던 프로그램들은 당초 계획보다 한 달 더 기간을 연장해 운영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친환경을 테마로 한 여행콘텐츠도 자리하고 있다.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줍기)'과 '플로빙(다이빙하면서 쓰레기 줍기)'이 접목된 '이-런(E-RUN) 트립'을 시작으로 여행 중 환경에 가능한 적은 영향을 미치도록 노력하는 여행 방식인 '제로 웨이스트 여행'도 스며들고 있다. 또 자신이 버린 쓰레기가 어떤 과정으로 거쳐가는 지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비치클린과 환경 교육,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견학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제주의 오름, 곶자왈, 동굴, 바다, 목장 등 다양한 지형과 자연환경에서 발생하는 사운드스케이프(소리 풍경)를 기반으로 한 여행 프로그램을 비롯해 생태 관광, 제주형 웰니스 관광, 워케이션, 한달살기, 반려동물 동반 여행, 무장애 관광 등 다양한 형태의 여행 콘텐츠들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03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