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이중섭거리 '주말 차 없는 거리' 맞나

서귀포시 이중섭거리 '주말 차 없는 거리' 맞나
토요일 오후 1시~ 일요일 밤 12시 차량 통행 제한
표지판 설치했지만 차량 버젓이… "행사 때 막아"
법적 뒷받침 특정 시간대 '보행자전용길' 검토 주목
  • 입력 : 2024. 01.16(화) 17:03  수정 : 2024. 01. 18(목) 09:03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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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지난 14일 차량 한 대가 이중섭거리를 지나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서귀포시가 주말 이중섭거리를 '차 없는 거리'로 표방해 왔지만 이름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가 열릴 때만 주최 측에 의해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있고 서귀포시에서도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어서다.

일요일인 지난 14일 이중섭거리에 있는 옛 서귀포관광극장 맞은편. 서귀포관광극장 벽면을 활용한 야간 시간대 미디어 파사드용 시설물 위로 노란 표지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거기엔 토요일 13시(오후 1시)부터 일요일 24시(자정)까지 차량 통행을 제한한다는 문구가 적혔다. 하지만 이 같은 차량 통행 제한 표지판이 무색하게 이날 이중섭거리를 지나는 차량들이 줄을 이었다.

이중섭거리가 주말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 시기는 지난 2010년부터다. 이때 서귀포시는 사람 중심의 특성화된 보행자 거리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주말에 한해 이중섭거리를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구간은 동명백화점 네거리~솔동산 서귀포수협 360m였다.

이중섭거리 옛 서귀포관광극장 맞은편에 설치된 차량 통행 제한 표지판. 진선희기자

서귀포시는 주말 차 없는 거리를 알리기 위해 지정 초기에 문화 행사를 이어갔지만 지속되지 못했다. 최근에는 주말 플리마켓이 서는 시간에 맞춰 운영진들이 차량 통행을 막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섭거리의 한 상인은 "그동안 주말 행사가 열릴 때 차량 출입을 제한했다고 하는데 코로나19 이후엔 그마저 뜸해지면서 평소처럼 차들이 다닌다"면서 "차량 통행 제한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만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차 없는 거리가 유야무야되면서 서귀포시에서도 주말 차량 통행 제한, 표지판 설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문화예술, 도로, 교통 등 관계 부서마다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이와 관련 제주도가 이중섭거리를 보행자전용길로 지정해 '제3차 제주도 보행 안전 및 편의 증진 기본계획'(2024~2028)에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중섭거리는 주말 차 없는 거리 선포 이후에 보행우선구역으로 지정돼 시속 30km 운행 등 차량보다는 보행자가 우선인 여건이 마련되었다"며 "이중섭거리를 주말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할 당시엔 법적 뒷받침이 없었다. 향후 보행안전법에 근거해 이중섭거리를 보행자전용길로 지정하고 특정 시간대에 차 없는 거리로 추진하는 내용을 서귀포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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